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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진구의회 본회의에서 구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부산진구의회 본회의에서 구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 부산진구의회

부산지역 기초의회가 의장단 선출을 놓고 곳곳에서 파행을 빚고 있다. 특히 휘발유 시위에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가 하면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가장 큰 소란을 빚고 있는 쪽은 해운대구의회이다. 지난 8일 오전 해운대구의회에서는 여당 주도의 의장단 선출에 반발하는 야당 의원이 휘발유를 들고 본회의장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회의 개회가 무산됐다.

급기야 9일에는 경찰이 나서 휘발유 시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휘발유 시위를 벌인 박욱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예비 방화 목적 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의회에 휘발유까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새누리당 11명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6명이 양분하고 있는 해운대구의회에서 의장을 맡으려는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의 세대결이 의회 구성 초기부터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의장 자리를 원하는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야당 몫의 의장단 배정을 약속하며 야당 의원들의 환심을 사려고 했던 게 화근이었다.

이후 야당 몫의 의장단 자리를 약속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돌연 당내 합의를 핑계로 약속을 철회하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왔고, 급기야 휘발유까지 동원되는 갈등으로 격화됐다. 해운대구의회의 의장단 구성은 10일로 연기된 상태이다.

휘발유 시위를 벌인 박 의원은 "방식은 적절하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항변한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휘발유를 준비했지만 퍼포먼스였을 뿐 불을 내겠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 "새누리당이 약속을 파기하고 밀실에서 의장단을 정해 전·후반기 의장단을 자기들끼리 구성하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중구의회도 파행... 의장단에 쏠린 힘에 여야 옥신각신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갈등은 해운대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부산진구의회도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부산진구의회에서는 원구성에 반발하는 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일이 지난 8일 벌어졌다. 결국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의장단을 결정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9일 성명을 통해 "부산진구의회 의장단직을 강탈하지 말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의장단을 가져가려는 배경에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담합선거, 외부개입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의석수 비례, 상식과 순리를 무시하는 의장단직 강탈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12명인 새누리당과 7명인 새정치연합의 원구성 비율을 볼 때 5석의 의장단 중 2석 이상이 야당에 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구의회의 사정도 비슷하다. 중구 역시 여야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하며 파행을 겪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부의장 자리를 내놓으라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의회가 감투싸움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까지 의장단 선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주도권 잡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기초의원은 "본회의에서 결정되는 사안도 있지만 소소한 사안은 의장단 사이의 결정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보니 논의에 배제되지 않으려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가 큰 편"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원만한 합의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여당은 여당대로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 하고, 야당도 야당대로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서면서 양측의 접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기초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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