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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가운데)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무실을 찾아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조남규 서울지부 지부장과 인사를 나눈 뒤 취재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전교조 방문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가운데)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무실을 찾아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조남규 서울지부 지부장과 인사를 나눈 뒤 취재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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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위원장이 단식하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취임 이틀째를 맞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2일 오후 국내 양대 교원단체인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과 전교조를 잇달아 방문해 교육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나 전교조는 지난달 19일 받은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 교사들 징계 등의 문제로 교육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4지방선거로 뽑힌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 13명의 교육감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교육감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조 교육감은 2일 오후 4시께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본부를 방문해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조남규 서울지부장 등 전교조 집행부와 만났다. 그는 "교육계가 저에게 가진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고 부탁했고 전교조 측은 이에 "공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어떤 교육단체와도 잘 협조하시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앞서 오후 1시께 전교조는 '세월호 참사 2차 교사선언'을 하며 "박 대통령은 국가개조 자격이 없다, 물러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따른 교육부의 후속조치로 앞서 서울·대구시교육청이 등이 오는 3일까지 전교조 소속 전임자의 학교복귀를 명령한 가운데,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정리한 후 밝히겠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저는 반대... 전교조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무실을 찾아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전교조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무실을 찾아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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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은 약 20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먼저 "제가 아직 자유로운 학자 스타일로 말하다 보니 표현이 잘 전달되지 않을 때가 있다"며 "어제도 전교조 관련해 한 발언이 정반대로 해석돼 보도됐지만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지켜봐 달라, 30여년간 비판적인 학자였던 제가 교육계의 시대정신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우려를 나타내며 전교조 측의 협조를 구했다. 조 교육감은 "친일·친독재 교과서와 관련해 전교조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 등을 거론하는데 저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세계화 시대에 단일한 관점의 교과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훈 위원장은 "민주주의 투쟁과정에서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며 협조를 약속하는 한편, "국정교사서 반대와 교육재정 확충 등의 의제를 17개 시·도 교육감 협의회에 올려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를 언급하며 "교사부터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주길 바란다, 교육감님께서 적극적으로 교원노조법 개정 운동에 참여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부탁했다. 

조 교육감은 "노동기본권 관련해서는 실정법 내에서 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교육 선진화'라는 더 큰 틀에서 법외노조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며 "혼란을 야기하는 교원노조법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조희연 교육감에게 이번 주 내로 따로 만나 교육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면담을 나눌 것을 요청했다. 조희연 교육감도 이에 동의해 면담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조 교육감은 전교조 방문에 앞서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교총을 방문해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유병렬 서울교총 회장과 만났다. 이들은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초등학교 유휴시설 어린이집 설치의 문제점, 소규모학교 살리기 정책과 교원 명예퇴직 대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안 회장은 조희연 교육감이 내세운 '일반고 전성시대'와 관련해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반고 교육과정에 자사고나 특목고 이상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이에 "특목고 등은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감독하고, 오히려 일반고는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법원이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교육부와 전교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 긴장감 도는 전교조 사무실 법원이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교육부와 전교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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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조희연 전교조, #전교조 전임자, #조희연 교총, #조희연 서울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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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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