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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를 캐기 전 모습입니다. 감자 잎이나 줄기가 마르면 캘 때입니다. 너무 늦어지고 장마와 겹치면 땅 속에서 감자가 썩기도 합니다.
 감자를 캐기 전 모습입니다. 감자 잎이나 줄기가 마르면 캘 때입니다. 너무 늦어지고 장마와 겹치면 땅 속에서 감자가 썩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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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감자 수확을 했습니다. 감자 씨를 묻은 지 약 석 달 만입니다. 감자는 보통 씨감자를 묻은 뒤 석 달이면 캘 수 있습니다. 일본 간사이 지방은 올 봄부터 가뭄입니다. 지금은 장마철인데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감자를 캐면서도 가뭄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가뭄으로 이미 다 자란 감자는 땅 위로 나온 줄기와 이파리가 사라져 버리고 땅속에 씨감자만 남아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내일을 기약하기 위하여, 이미 생명이 다한 땅 위 줄기는 생을 마감하고 땅 속에 씨만 고이 간직해 놓았나 봅니다.

볼리비아나 페루 부근 안데스 산맥이 감자의 원산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서 유럽에 전해지고, 세계로 퍼졌다고 합니다. 덩이 줄기라고 하여 땅속에서 뿌리가 뻗어가면서 뿌리 끝이 부풀어 감자가 커집니다.

  올 봄 간사이 지방은 가뭄으로 감자가 자라다 말았습니다. 잔 것들이 많이 달려있습니다.
 올 봄 간사이 지방은 가뭄으로 감자가 자라다 말았습니다. 잔 것들이 많이 달려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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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가장 일찍 땅에 묻는 것이 씨감자입니다. 씨감자를 사서 눈을 보아가며 네 등분으로 나누어 자릅니다. 그리고 재를 준비하여 재속에 넣어서 흔들어 둡니다. 감자의 잘린 부분에 재가 묻으면 소독 효과가 있어서 감자가 쉽게 썩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씨감자는 한 뼘 정도씩 거리를 둔 뒤 묻습니다. 가능한 한 많이 묻습니다. 봄에 씨감자를 묻어놓으면 까마귀들이 덤벼들어 파먹기도 합니다. 3월 25일 씨감자 2kg을 구입하여 넷으로 잘라서 3 미터 * 5 미터 너비의 열 고랑 심었는데 3개월 만에 10kg 이상 캤습니다. 가뭄으로 잘 자라지는 못해서 작년보다 못합니다.

감자 한 포기에서 한 개만 나와도 수확은 4배입니다. 감자 한 개를 넷으로 쪼개서 묻었기 때문입니다. 씨감자만 묻어놓으면 별다른 손이 가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은 감자만한 것이 없습니다.

  다 캔 감자입니다. 가뭄으로 감자에 흙이 묻어있지 않고 말끔합니다.
 다 캔 감자입니다. 가뭄으로 감자에 흙이 묻어있지 않고 말끔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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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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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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