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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무총리에 지명된 문창극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을 밝힌 직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 밝은 표정의 문창극 총리 후보 신임 국무총리에 지명된 문창극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을 밝힌 직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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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고심 끝에 지명한 새 국무총리 후보자는 '불통'을 예고했다. 공직 후보자로 기자회견에 나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기자들을 '후배들'이라고 부르며 공식 질문답변없이 10분 만에 기자회견을 마쳤다.

10일 오후 4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IBK커뮤니케이션센터에 밝은 표정으로 나타난 문 후보자는 기자들 앞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문 후보자는 취재 기자들을 "우리 후배들"이라고 호칭하며 "비가 많이 오는데 후배들 고생하는 것 보니까 언론인하기가 참 힘든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평생 언론인 생활을 다 끝내고 이제 대학에서 우리 후진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데에 남은 여생을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라로부터 이런 부름을 받아서 저는 기쁘기보다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고 웃는 얼굴로 소감을 밝혔다.

문 후보자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어렵고 엄중하다"며 "이런 상황을 제가 과연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마음이 무거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능력도 부족하고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 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우리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 제가 안전한 대한민국, 또 행복한 대한민국, 또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그런 일을 미력이나마 저의 마지막 여생을 모아서 나라를 위해서 한번 바쳐볼까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남은 절차가 끝날 때까지 겸손하게 마음의 준비를 하며 기다리겠다"며 "그때 제가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국회 청문회를 통과한 뒤에 자유롭게 발언하겠다는 뜻이다.

문 후보자는 "제가 기자를 해봐서 잘 알지만"이라면서 "오늘은 우리 후배님들이 저의 이 난처한 입장을 살피셔서 질문을 하지 마시고 저를 풀어주기 바란다, 고맙다"고 말하고 기자회견장을 나섰다.

이날 문 후보자는 총리 후보 지명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했지만 짧은 기자회견 시간 내내 만면에 웃음을 띄고 있었다. 이례적으로 언론인 출신이 국무총리 후보자가 된 일이나 과거 칼럼에서 나타난 소신과 국정기조의 조화 가능성 등 많은 의문점이 제기돼 있는 상황에서 문 후보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10분여 만에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끝냈다.

이날 기자회견 태도는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 후보자를 취재하러 온 언론인을 '후배들'이라고 호칭하며 사적인 친근감을 내세웠고, 한평생 기자를 하며 질문하는 입장에 있었던 문 후보자가 공식적인 질의응답을 봉쇄한 모습에서 언론계 경륜을 내세워 언론을 무시하고 '불통'으로 흐를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태그:#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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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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