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검찰의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 재수색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그러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는 8일 "검찰이 '교회를 확대수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심한 의문이 든다"며 "우리도 협조할 이유가 없다"고 반격에 나섰다. 검찰은 "구원파는 대한민국 법질서를 지키고 유병언 회장을 더 이상 비호하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지켜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구원파쪽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약속을 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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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진입한 직후 금수원 "우리가 남이가" 5월 21일, 경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한 가운데 검찰이 차량으로 진입한 직후 우리가 남이가 라고 적히 현수막을 붙히고 입구를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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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웅 기독교복음침례회 사무국 대변인은 이날 금수원 앞에서 평신도복음선교회 이름으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 검사)은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수색에 협조해주면 교회와 관련해선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교회 땅은 지켜주겠다고 약속했기에 지난 5월 21일 금수원 문을 열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검찰이 이후 약속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조 대변인은 "1일에는 순천교회가 압수수색을 당했고 전주교회 교인들도 정확한 이유 없이 감시당한 데다 6일에는 기독교침례회 총회장이 다시 소환됐다"고 전했다. 신도들의 땅이라는 정황이 있으니 검찰이 지켜주겠다고 한 영농조합까지 수사대상에 올렸다며 6월 5일 삼해어촌영농조합 사장 등 관계자들이 소환된 일을 거론했다.

'강압 수사' 주장도 나왔다. 조 대변인은 검찰이 5월 27일 순천에서 신도 김씨를 체포할 때는 "한밤중에 여자 혼자 있는 집에 유리창을 깨고 현관문을 부수고 쳐들어와서 신분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수갑부터 채웠다"고 주장했다. 또 "50대 어머니가 성희롱까지 당하는 동안 아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유병언 전 회장의 망명설은 일축했다. 조 대변인은 "어디에도 확인된 바 없다"며 "우리도 대사관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근거 없는 낭설이고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면 최소한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원파는 8일 금수원 정문에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 등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한 현수막 대신 새로운 것을 달았다. '정부와 검찰 계속 뻥치시네, '검찰 발표 침몰 원인, 믿어도 됩니까'라며 검찰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검찰 "유병언 비호 않겠다는 약속부터 지켜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구원파의 공세를 똑같은 '약속' 주장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구원파는 검찰의 약속 운운하기 전에 먼저 대한민국 법질서를 지키고, 향후 교회와 무관한 유병언 전 회장을 더 이상 비호하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지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범죄자를 은닉·도피시키는 것은 명백한 범죄로 일체의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이것은 검찰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