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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6.4 지방선거에 나선 수도권 후보들이 스타와 함께 하는 릴레이 대담을 진행한다. 첫번째 순서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와 포크가수 윤형주씨의 만남이다. 윤형주씨는 67년간 서울에 산 서울 토박이의 눈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이번 대담에 일정상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다음은 인천시장 후보들과 스타와의 만남이 이어진다. [편집자말]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가수 윤형주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가수 윤형주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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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주(윤) : "저는 무교동 세시봉에서 시작해서 '트윈 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은 예전의 시민홀이었는데요. '트윈 폴리오'가 유명해지면서 저희도 섰던 무대인데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기회를 쉽게 못 잡아요. 예술의 전당은 나라 것이어서 일정이 많고 기업의 공연장은 자체 뮤지컬 장기 작품들이 올라오면 또 쉽지 않습니다. 5대 공연장을 짓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박원순(박) : "영화계는 시네마테크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고, 대중음악 쪽은 말로만 케이팝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공연장 하나 갖추라는 요구가 있었어요. 세종문화회관은 전문 오케스트라 공연장은 아니고 예술의 전당도 워낙 여러 요구가 많아서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 옆 주차장에 오케스트라 전용 공연장 설계를 알아보는 중이고요. 시네마테크는 종로3가나 상암DMC에 위치를 잡고 있는 중입니다. 잠실 야구장을 현재 3만5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돔 야구장을 지을 계획인데 이걸 꼭 야구장으로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여기서 케이팝 공연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국악공연장도 만들 계획입니다."

박원순 "9호선이 요금 올린 덕에 3조 2천억 예산 절감"

윤 : "박 후보는 복지서울을 강조하고 있는데 너무 복지를 많이 하려다 보면 돈을 많이 쓰게 되잖아요. 세원은 어디서 마련할 계획인가요? 지난해 무상복지 예산으로 2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는데 또 그렇게 하실 건가요?"

박 : "보편적 복지가 필요한데요. 전 국민에게 모두 해당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통째로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기초노령연금은 모든 국민들에게 해당되는 거니까 중앙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스웨던 페르손 총리가 보편적 복지국가로 가는 과정에서 10가지 원칙을 정했는데 그중 하나가 지방정부에 전가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방정부는 아무래도 예산에 어려움이 많아요. 아이들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회당 10만원인데요. 저는 이걸 전부 무상으로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복지부가 한다고 하더니 지방정부와 5:5로 나누자는 거예요. 무상보육 예산도 8할을 서울시 예산으로 냅니다. 큰 형님이 사고는 다 치고 동생한테 전부 부담 주는 격이지요."

윤 : "복지예산은 얼마나 늘었나요? 서울시에 빚이 너무 많아서요. 박 후보 취임 당시 20조원이던 서울의 빚을 2년7개월 임기동안 3조5000억원이나 줄였지만 그래도 아직은 빚이 많습니다. 어떻게 탕감할 계획입니까."

박 : "복지예산은 26%에서 31%로 늘렸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채무감축 때문에 가능했어요. 지금까지 3조5천억 줄였는데 이 추세대로 금년 연말까지 가면 7조원은 감축될 수 있다고 봐요. 살림을 꼼꼼하게 살면 줄일 수 있는 게 많더라구요. 지하철 9호선도 그쪽이 가만 있었으면 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갔을 텐데 갑자기 요금인상을 하겠다고 해서 들여다보니까 지하철 요금결정권이 9호선은 민간자본에게 있었어요. 세상에 이게 말이 되느냐 그래서 계약을 전부 분석해서 재계약을 한 겁니다. 그래서 이때 3조2천억원을 줄였지요. 방만하게 운영되는 게 굉장히 많아요. 이건 것 다 아끼면 나름대로 괜찮게 줄여갈 수 있습니다."

윤 : "제 또래의 많은 사람들은 박원순 후보를 진보 성향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제 또래엔 진보보다 보수적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탓인데요. 왜 한국에서 진보정치가 대중적으로 힘을 얻지 못한다고 보십니까."

박 : "저는 평소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시민파다 그럽니다. 하하. 개인의 성향, 역사, 궤적 다 있지요. 그러나 시장이 되면 생각이 이렇게 되더라구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도 서울시민이다. 그래서 어르신세대들을 위해 엄청 열정적으로 일을 해왔습니다.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쪽은 거의 저를 지지해요. 임원 다수들이 말입니다."

윤 : "박 후보가 과거에 활동했던 역사문제연구소나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이런 것 때문에 박 후보의 국가관이 좌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한국의 대표적 포크 가수인 윤형주씨가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가수 윤형주가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한국의 대표적 포크 가수인 윤형주씨가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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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 "저는 1980년대 인권변호사를 하면서 저 스스로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권력에 희생돼 고문 받고 조작당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일, 권력과 여러 제도적 힘에 의해 강자에 의해 피해 본 사람들을 변론한 일, 저는 자랑스럽다고 생각해요. 제가 나름 경기고-서울대를 다녔고 사법시험도 합격해 검사도 했는데 사실 이 계층은 한국에서 완전히 지배계층입니다. 제 동창이 검찰총장 하고 대법관 되고 그래요. 제가 그렇게 살려고 했다면 그렇게 살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저는 제가 시민운동 하고, 노동자들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 옆에 선 것 자체로 뿌듯합니다. 잘나가는 사람들과 힘들고 고통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교량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윤 :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박 : "저는 대한민국의 인권변호사로서 대한민국 인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북한인권은 그 이후 많이 논란이 됐는데 저는 인권의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북한주민들의 인권도 중요하지요. 그 이전에는 북한의 상황을 잘 몰랐는데 요새는 비교적 많은 것들이 알려져 있어서 당연히 북한 인권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인권 문제가 논란이 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 : "그럼 후보로서 어떤 정책이 있습니까."

박 : "탈북자 지원 종합정책을 발표했는데요. 이분들이 하나원에서 조사받고 나오시면 서울시가 제일 먼저 임대주택을 드립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없어요. 그래서 서울시장 이름으로 꽃병이라도 놔 드리고 '서울시민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 정도를 써 드려요. 몇몇 업체가 지원해서 냉장고 TV 정도는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을 위한 취업지원센터도 운영 중에 있어요."

윤형주 "왜 실버세대는 박 후보를 좌파라고 할까?"

윤 : "왜 박 후보에게 실버세대들이 좌파라고 할까요? 일단 우리 세대가 6.25 전쟁을 증언할 마지막 세대입니다. 제가 4살 때 6.25 전쟁이 났고 피난생활도 했습니다. 늘 불발탄이 있었기 때문에 폭발물을 조심해라, 신고해라, 그런 사상이 굉장히 깊게 젖어있는 세대지요. 60대 이상이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좌우 이념에 민감한 것 아닐까요?

박 : "저는 그 세대의 반공 반북 이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세대니까요. 시장에 취임한 이후 보훈종합정책을 발표했고, 250억원을 들여 참전수당을 올려드렸습니다. 재향군인회 등 단체들의 노후한 건물도 보수해드렸지요. 특히 저는 마음으로 이분들에게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해서 보훈병원에 장기적으로 왔다갔다 치료받아야 할 분이 걸어다닐만한 위치에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 통원치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해병전우회에서 배지와 명예회원 자격도 주셨어요."

윤 : "그거 쉽지 않은 건대. (웃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엔 공공성에 기반한 국가공동체가 거의 무너졌다는 인식이 많아졌습니다. 무너진 국가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 : "우리 사회를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야 할 정도로 이번 사건이 우리 시대의 전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도성장, 무한경쟁, 효율성, 시장의 확대를 통해서 이 정도 왔지요. 부작용도 있었지만 이 만큼 우리 사회를 성장시킨 큰 이데올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과 인간의 가치, 안전의 가치가 중요해졌고, 물량중심주의와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종식, 하드웨어와 거대물신주의에서 소프트웨어와 창조와 혁신의 변화가 돼야 선진국으로 가는 게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경제성장도 그런 관점에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시대라고 봅니다. 우리 사회의 방향과 좌표에 대한 정확한 통찰과 방향이 자리매김 되지 못했고 그것을 내재화하고 제시하는 리더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윤 :  "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왜 이렇게 존경을 못 받는다고 생각해요?"

박 : "기본적으로 시민의 삶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권세력이잖아요. 늘 수행원이 따라 다니고 누굴 만나든 경례를 먼저 붙여주고 그러니 더 특권의식을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금세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간혹 제가 현장에 간다고 미리 알리면 노조위원장이 '시장님, 이런 데 오지 마세요. 저희 3개월 전부터 청소했어요' 그런 소리를 합니다. 그러니까 팽목항에 정치인은 가면 안 되죠. 정치인들 신경 쓰느라고 구조를 못해요."

윤 : "권력은 국민들을 잘 섬겨달라고 위임한 국민의 힘인데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쟁취해서 얻은 거라고 생각하는 데서 불필요한 권위주의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권위는 자기가 세우는 게 아니라 옆에서 세워주는 것인데 그걸 모르는 숱한 정치인들을 보니까 우리가 그들이 우스운 거지요."

박 :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는 그야말로 공복입니다. 늘 겸허하고 겸손하고 낮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정치인들은 공부를 잘 안 해요. 볼 틈도 없구요. 그러나 저는 정치인은 늘 현장을 다니고 밀행하고 현장의 사람들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노동단체 관계자들과 만났는데 독일의 공동결정제도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걸 우리 제도에 실행할 생각은 못했어요. 그런데 오늘 그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좋은 정책의 영감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들이 그런 걸 잘 안하시지요."

( ☞ 기획대담 3편으로 이어집니다.)


태그:#박원순, #윤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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