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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동조합은 16일 KBS 윗선이 보도본부에 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며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사고를 보도한 <뉴스9> 방송화면이다.
 KBS 노동조합은 16일 KBS 윗선이 보도본부에 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며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사고를 보도한 <뉴스9> 방송화면이다.
ⓒ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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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윗선이 보도본부에 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며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KBS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6일 오전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비중과 어떤 시각으로 보도하느냐에 따라 매우 민감한 파장을 낳을 수 있는 서울 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는 지시가 윗선에서 내려졌으며, 실제로 관련 뉴스가 확대 재생산돼 연일 톱뉴스로 보도됐다"며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서울 지하철 사고는 새누리당에는 호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에는 큰 악재가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KBS 뉴스가 보인 행태는 지하철 사고 관련 보도를 어떻게든 여권에게 유리하도록 보도하려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일 KBS <뉴스9>는 관련 리포트를 머리기사를 포함해 8꼭지를 연달아 방송했다. 이튿날인 3일에는 머리기사를 포함해 6개의 리포트가 방송됐다. 반면, 같은 날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는 <뉴스9>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KBS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KBS 홍보실은 노조의 기자회견 뒤 낸 입장에서 "당시는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안전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심한 상태에서 '시민의 발'인 지하철 차량의 추돌사고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이었다"면서 "특히 해당 지하철 사고는 세월호 사고에서 드러난 초기 대피 방송 부실과 안전시스템 문제 등이 초기부터 유사했다는 점에서 외부 언론들도 중점적으로 다룬 뉴스였다"고 밝혔다.

KBS 홍보실은 이어 "공영방송 KBS가 대량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하철 사고를 신속히 보도하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며 재발 방지대책을 심층취재 보도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인데, 이를 지방선거 개입으로 몰고 가는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BS뉴스, 여권 승리 위한 선거홍보도구로 전락"

노조는 윗선 개입의 근거로 익명의 보도본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노조는 "보도본부를 상대로 집중적인 취재를 벌인 결과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현진 KBS노조 부위원장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복수의 보도본부 국장·주간급 간부가 증언한 내용"이라면서도 '윗선'이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노조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5월 들어 회사 고위층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았다, 외압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고 첫날부터 작은 사고는 아니지만 큰 부상자가 없는데 지나치게 키운다는 의견이 일선 취재부서 등에서 나왔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노조는 "한 관계자는 특히 '사고 다음날인 3일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당초 톱뉴스가 휴일스케치로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헬기가 못 뜬다는 등의 이유로 뉴스 편집이 새롭게 조정되더니 지하철 사고 관련 보도가 톱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면서 "이 관계자는 또 '취재부서에서도 당초 리포트 발제가 적었는데 나중에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뉴스9>에서는 오전 편집회의 때 논의된 것보다 2배 많은 리포트가 방송됐다. 노조가 공개한 사회2부 사건팀 취재계획에는 '지하철 추돌 사고 수사 속보', '위기에서 빛났던 시민 의식', '툭하면 사고, 지하철 왜 이러나?' 등 3건의 서울 지하철 사고 보도가 담겼다. 하지만 오후 편집회의를 거치면서, <뉴스9>에서는 6꼭지의 서울 지하철 사고 리포트가 방송됐다.

노조는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선거 개입행위"라고 비판했다. "특정 정당과 후보에 유리한 쪽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상의 선거 개입행위가 아닐 수 없다"면서 "방송법이 규정한 보도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한 작태이자, KBS 뉴스를 사랑하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용서받지 못할 기망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장이 청와대의 하수인임을 자인하고 보도국장이 청와대 면접을 보고 온 순간 KBS는 청와대의 부속기관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KBS뉴스마저 '윗선의 개입'에 의해 여권의 승리를 위한 선거홍보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현진 부위원장은 "방송법·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KBS 윗선, 보도에 개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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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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