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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 박이도시인의 특강장면 회원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 김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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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오후 2시 대한민국예술인센터 9층 세미나 실에서 열린 제2회 문학특강에 참석한 회원은 기대만큼이나 70여 회원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문학특강은 원로작가 박이도 시인의 특강이었다.

그는 1959년 자유신문에 시 <음성>과, 1962년 한국일보에 시 <황제와 나>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대표작으로는 <회상의 숲>, <황제와 나>, <어느 인생>등 다수가 있다. 그의 시는 난해하지 않고 기교에 의하지 않으며 쉽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한 시인은 2013년 10월 일본에서 발간된 그의 시 선집 역본(권택명시인 번역) <지상의 언어>에서-지상의 언어, 나의 시들을 / 세상의 우표 한 장 붙여 / 풍선으로 띄어바람 속에 날려 버리고 / 영원한 나라의 언어, 천상의 언어를 듣고자 한다-라고 표현했다. 그의 시 정신의 모태는 신앙의 흐름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겠다.

신앙인의 절제된 모습이 배어서인지 단아한 표정으로 담담히 엮어가는 인생담에서 시인은 유년기로부터 청년기를 통해 얻은 체험이 한 인생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다고 서술하였다.

이 밖에도 그의 시 선집 <지상의 언어>에서 (-빛의갱부-군중-겨을2-어떤표정-통타령-등) 민담시 대부분은 불감만능의 현실의 불의부정에 자극받아 쓰여 진 것들이며 '사회비평적인 민담시'로 표현된 것이라고 토설하기도 하였다.

한 시간여의 강의를 마친 후 시종 진지하게 강의를 듣던 한 회원으로부터 받은 질문은 '시작(詩作)에서 한자[漢字]를 사용함은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이었고, 시인의 답은 표의문자인 한자의 철학적인 특성을 살려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라는 답변으로 이날 강의는 끝마쳤다.  

오후 3시 반에 끝난 강의를 뒤로, 밖에 나와 보니 화창한 봄 날씨인데도 싸늘한 바람기가 옷깃을 여미게 하였다. 필자의 목적지까진 전철을 타야하고, 한 번의 환승이 필요하다. 환승 장을 찾아가다가 무심결에 한 스크린도어 앞에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은 내 몸을 반사시킨 유리벽속의 시 한 수..., 그 시를 여기에 적어본다.

박힌 못을 빼낸 후에도 상처가 남는 자국에 대한...
▲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비친 시 '고백성사' 박힌 못을 빼낸 후에도 상처가 남는 자국에 대한...
ⓒ 김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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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성사             
                                                                                                김종철

못을 뽑습니다. /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 오늘도 성당에서 /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 못 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 아내는 못 본 체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 둔 못대가리 하나가 /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태그:#문학특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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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국어번역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계층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접하기도 하여 만평을 적어보고자 회원에 가입했고 그간 몇 꼭지의 기사를 올린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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