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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전을 기원하는 김황식-정몽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오른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선거 사무실을 찾아 김 후보와 함께 선전을 기원하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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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 "어제 출마회견 하시면서 '서울이 대한민국의 심장'이란 표현 참 좋더라. 그런데 제가 2주 전에 먼저 쓴 표현이다."

김황식 : "저는 오래 전부터 쓰인 표현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쓰셨다면 우선권을 드려야죠."

뼈 있는 농담이 오갔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후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찾았다. 김 전 총리가 6.4 서울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후 처음이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전날 출마선언 이후 경선 경쟁자인 이혜훈 최고위원과 정몽준 의원을 예방하려 했지만, 정 의원과는 때가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대신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김 전 총리의 캠프를 직접 찾았다.

"저한테 '정 후보'라 해도 된다"... "정계에서는 선배이신데"

덕담이 오갔지만 경선 맞수로 평가받는 만큼 신경전은 피할 수 없었다. 김 전 총리는 "당에 입당하고 후보 등록하면서 인사 겸 정 후보님을 찾아뵈려 했는데 사정상 못 뵙다"라며 "특별히 저를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에 정 의원은 "존경하시는 김 전 총리님, 후보님은 제게 '정 후보' 하셔도 된다"고 답했다. 자신보다 세 살 위인 점을 자연스레 부각시킨 셈이다. 앞서도 정 의원은 "나이도 많으신데 무리 않으셨으면 한다"고 김 전 총리의 나이(67세)를 문제 삼은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정계에서야 선배이시고"라며 맞받았다. 또 "2010년 총리 당시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정 후보님을 모시고 갔다"라며 정 의원을 윗줄로 놨다. 정 의원은 "오늘 주제는 월드컵이 아닌데"라며 "당시 김 후보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아침 인터뷰를 하신 것 봤는데 (김 전 총리의) 따님께서 (출마로) 마음고생 많이 하셨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많이 있더라"라면서 "정 후보님께서 7선 (국회의원) 그 많은 세월동안 모든 어려움을 뚫고 이 자리에 이르신 것을 지금 보면 대단하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후보가 선출되도록 경선에서도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우리 정치인이 존경을 못 받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분들이 나셔서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결합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함께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바른 정치와 새 정치를 보여주려 한다"라며 "국민의 그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 합쳤는데 말씀은 '새정치' 하시지만 실제로는 새정치 아닌 것 같다"라며 "우리들은 원칙에 맞고 합리적인 경선 되도록 해야겠다"고 맞장구 쳤다. 김 전 총리도 "새정치가 오염된 것 같아 바른 정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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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자리 권하는 김황식-정몽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선거 사무실에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오른쪽)가 방문하자, 두 후보가 서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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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순회경선 방침 놓고 의견차... '박심 논란' 해명도

양측은 비공개 티타임에서 당의 권역별 순회경선 방침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그리고 정 의원 측 이사철 전 의원과 김 전 총리 측 이성헌 전 의원만 배석했다.

정 의원은 티타임 이후 "이혜훈 후보까지 모시고 세 명이서 막걸리에 파전이나 소맥파티를 하자고 했다", "이 건물이 우리보다 크다", "중요한 사람이 다 있는 것 같다"라며 자세한 이야기를 피했다.

그러나 이성헌 전 의원에 따르면, 이사철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권역별 순회경선 방침에 대해 '부작용이 우려되고 과열됐을 때 폐단이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성헌 전 의원은 "상향식 공천이나 경선 취지를 살린다면 (권역별 순회방침) 도움 된다"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 역시 "인터넷 시대에 사람을 많이 모아서 경선하는 게 좋은 것인지"라고 부정적 인식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헌 전 의원은 "정 의원께서 '이 정도만 얘기하자'며 정리하시고 더 이상 (경선룰에 대해서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이 자리에서 '박심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전 의원은 "원외당협위원장들 다수가 지지해서 나온 것이지 청와대가 밀어서 (김 전 총리가) 선거에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부터 서울시당 당협위원회를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또 매달 셋째주에 열리는 서울시당 원외당협위원장 만찬에 참석, 서울시장 출마 이유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