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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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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에 서게 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국회에 병사용진단서를 제출하는 등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주열 후보자는 최근 박원석 정의당 의원실 등에 병사용진단서, 영문수술기록(operation record), 질병발병경위서,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 등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자료들을 제출했다. 신체등급을 판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인 병사용진단서는 병무청 서식에 따라 병·의원에서 병명, 발병원인, 소견, 치료경과, 현재상태, 향후 치료 의견 등을 기록한 자료다.

이는 지난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처신과 사뭇 다르다. 지난해 11월 김진태 후보자의 아들이 사구체신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자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병역면제 관련자료들을 요청했지만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날까지 관련자료들을 제출하지 않았다.

정형외과 의사, "지속적인 재활운동 필요" 소견 남겨

이 후보자의 아들 재형(33, 강남성모병원 안과 임상강사)씨는 지난 2001년 신체등급 '1급'을 판정받아 현역입영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6월 병역면제 신체등급인 '5급'을 판정받았다. 농구경기를 하다가 다쳐 '우측 슬관절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는 진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그것을 재건하는 수술을 받아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박원석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병사용진단서 등을 보면, 재형씨는 병역을 면제받기 2개월 전인 지난 2007년 4월 9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정형외과에서 '관절경하 전방십자인대 재건술'과 '반월상 연골판 봉합술'을 받았다. 실제로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파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K정형외과는 같은 해 5월 17일 작성한 병사용진단서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전방 불안정성 소견 보임, 보행 가능하나 장기간 보행 및 운동시 증상 악화됨"이라는 진단을 내린 뒤 "지속적인 재활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어 "경도의 불안정성이 잔존할 수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퇴행성 관절염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렇게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들만 가지고 본다면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박원석 의원실의 한 관계자도 "병역면제 의혹이 해소돼 정책을 중심으로 한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구급차에 실려갔다는데 한달 지나 수술받아

하지만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 따르면, 이 후보자 아들은 지난 2007년 3월 11일 강남성모병원에서 무릎타박상을 진단받았다. 다음날(3월 12일)에는 같은 병원에서 무릎인대와 반월상 연골판에 이상이 있다고 진단받은 데 이어 3월 28일 B정형외과 K정형외과에서도 '무릎 십자연대 침범하는 염좌 및 긴장'과 '무릎의 다발성 구조의 손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3월 29일과 31일에도 K정형외과와 A정형외과에서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왜 최초 인대와 연골 등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받은 지 한달이나 지난 4월 9일에서야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및 반월상 연골판 봉합술'을 받았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이 후보자쪽에서 <오마이뉴스>에 "당시 구급차에 실려가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라고 해명한 것과도 맞지 않는다. (관련기사 : 7억 아파트 분양권과 십자인대 완전파열) 구급차에 실려갈 정도로 중상을 입었는데도 한달이나 지나 수술받았다는 해명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병사용진단서에 이 후보자 아들의 주소와 직업, 발병장소, 발병년월일, 초진년월일, 계속 치료를 요하는 기간, 검사(MRI)년원일 등이 전혀 기록돼 있지 않는 점도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그:#이주열, #한국은행, #아들 병역면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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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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