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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이 남해 상주에 떴다. 학생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그와 손을 잡고, 사인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섰다. 요즘 진주에서 '조광래축구교실'을 하고 있는 조 전 감독이 상주를 찾은 것은 '축구 꿈나무' 때문이다.

10일 오후 남해 상주중학교(이사장 강창수, 교장 여태전) 운동장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전교생보다 더 많은 학부모와 축구인들이 모여 들었다. 바로 이 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열린 것이다. 경남에서는 17번째로 중학교 축구부가 창단했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축구공을 학생한테 전달하고 있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축구공을 학생한테 전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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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 참석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과 정현태 남해군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
 10일 오후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 참석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과 정현태 남해군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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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전교생은 52명(1년 14명, 2년 21명, 3년 17명). 이들 중 남학생 19명이 축구선수에 뽑혔다.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축구부를 창단했는데,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축구인까지 축하하기 위해 달려온 것이다.

상주중 축구부 창단식은 남해의 '큰 행사'로 치러졌다. 정현태 남해군수, 김수상 남해교육지원청 교육장, 한호식 남해군의회 의장, 김상석 경남축구협회 회장, 서명달 경남미래교육재단 상임이사, 김낙균 남해축구협회 회장, 정명근 상주면장, 박갑정 상주중 총동창회장,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부인인 이임선 한국국제대 교수 등도 참석했다.

상주중 축구부는 윤철 감독(전 부산 구포초교)을 초빙해 지난해 10월 말부터 본격적인 선수 모집에 들어간 끝에 이번에 창단했다. 이 학교 축구부의 꿈은 크다. 2015학년도에는 선수 35명, 그 이듬해에는 50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5년 경남도대회 우승과 전국대회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현태 남해군수는 축사를 통해 "월드컵에서 여기 있는 꿈나무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리고 축구부 소속이 아니더라도 일반 학생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상주중을 지켜온 뿌리다. 상주중 출신들이 앞으로 월드컵 금메달과 노벨상을 따기를 기대한다"며 격려했다.

김상석 회장은 "남해는 일찍이 축구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더 많은 축구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수상 교육장은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해서 앞으로 박지성 선수 같은 영재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태전 교장은 "이기는 축구보다는 즐기는 축구를 해달라, 경기야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겼다고 우쭐대지 않고 졌다고 기죽지 않으면서 축구 그 자체를 진심으로 즐기는 진정한 스포츠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우리가 공부를 하고 축구를 하는 본래 목적은 삶이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경기에 출전해서 백 번 천 번을 져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축구 그 자체를 즐길 수만 있다면 여러분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축구만 잘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축구도 잘하는 사람이 되어 달라.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중고등학생들은 입시위주의 지식교육에만 매몰되어 다들 '시험문제 풀이 선수'가 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루종일 지식 공부만 하는 것도 문제다. 앞으로 미래는 창의력과 인성을 갖춘 다재다능한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회를 하고 있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회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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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열렸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열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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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수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 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학생 활동의 위축과 해를 거듭할수록 교육의 상실감도 커져 가던 차에 축구부 창단은 단비와 같은 제안이었고 학교 발전의 단초가 될 것으로 크게 환영한다"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꿈이 현실로 되어 나타나는 놀라운 상황을 상주중 축구부 창단에서 출발하여 학교 발전의 보물지도를 완성해 나가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가족들 모두 합심하자"고 말했다.

후원금과 물품이 쏟아졌다. 김상석 경남축구협회 회장은 축구공 30개와 후원금, 남해군체육회는 운동복 30벌, 남해축구협회는 후원금, 강창수 이사장은 후원금 등을 축구부에 전달했다. 조광래 전 감독은 사인볼을 전달하기도 했다.

'대안교육 전문가'인 여태전 교장은 전국 첫 '기숙형 공립 대안 고등학교'인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지난 2월까지 4년간 교장으로 있다가 이번에 이 학교 교장으로 취임했다. 여 교장은 '마을학교 살리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교장 취임 뒤 첫 행사인 이날, 그는 "여기 남해 상주 땅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방향과 모델을 찾고 싶은 간절한 꿈이 하나 있다"며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라는 구호를 내걸고, 앞으로 10년 동안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상주지역에서 100년 뒤에도 살아남을 '행복한 교육마을' 하나 반듯하게 세우고 싶은 강력한 꿈과 의지가 있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꿈은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하며, 앞으로 저는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꾸준히 자문을 구해서 '남해 금산 교육마을'의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며 "상주지역은 이제 다시 살아날 것이고, 오늘 축구부 창단식은 그 희망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오후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 참석한 강창수 상주중학교 이사장이 정현태 남해군수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10일 오후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 참석한 강창수 상주중학교 이사장이 정현태 남해군수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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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10일 오후에 열렸다.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10일 오후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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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김상석 경남축구협회 회장이 기념품을 여태전 교장한테 전달하고 있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김상석 경남축구협회 회장이 기념품을 여태전 교장한테 전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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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축구공을 여태전 교장한테 전달하고 있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축구공을 여태전 교장한테 전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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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열렸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이 열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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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회를 하고 있다.
 10일 남해 상주중학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사인회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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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상주중학교, #조광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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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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