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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2일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6.4 지방선거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하며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신당 창당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 2017년 정권교체 위해 김한길-안철수, 신당 창당 합의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2일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6.4 지방선거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하며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신당 창당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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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체제의 정당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정당은 선거에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정치는 감동의 정치여야 한다는 것에 모두 동의한다. 물에 물탄 듯 싱거운 선거는 하나 마나라는 이야기다. 미디어가 보편화되고 민주주의 제도가 상당히 확보된 상황에서의 정치는 감동의 정치를 누가 더 잘하느냐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합당키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합당은 감동적이었나?

일요일 평지 풍파 식으로 발표된 두 정치 세력의 합당 선언은 여러 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우선 지난 수년간 지속된 '안철수 현상'의 소멸이 맨 앞으로 나와야 할 것 같다.

자기 조직에게 했던 말과 약속 한순간에 백지화

'안철수 현상'은 이른바 새 정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안철수 개인에게 쏠리면서 생긴 하나의 신기루였다. 그것은 안철수 개인의 자질이나 정치적 소신과는 관계없이 일반인들이 희망했던 모범적인, 어떤 면에서 상상 속의 훌륭한 정치인이 출현했으면 하는 정치적 욕구였다.

개인 안철수는 정치에 뛰어든 후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회적으로 목말라 하던 정치인의 모습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인들이 손가락질하는, 그래서 사라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기성 정치인과 점차 닮아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최근까지 새정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기성 정치권의 구역질나는 정치에 질려버린 일반인들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정치인 안철수가 무언가 하겠지 하는 희망을 거두지 않았다.

새정치를 외치며 6월 지방선거를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던 정치인 안철수가 민주당과 전격적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합당을 한 것은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말고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은 감동적이었을까? 정치 행위는 과정이 중요하다. 목표가 아무리 절실하다 해도 과정이 상식선에서 수긍할 수 있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안철수는 측근에게도 거의 알리지 않은 채 혼자서 합당을 결정했다. 이것은 21세기 민주 정치와 걸맞지 않다. 그가 내세운 새정치의 깃발 아래 모여들었던 정치 지망생들은 일요일 아침 충격적인, 솔직히 말해 자신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정치적 발표를 접해야 했다.

사회적으로 주목의 대상이던 리더격 정치인이 어제까지 자기 조직에게 하던 말과 약속을 한순간에 백지화하는 식의 행동을 보여준 것이다. 그를 믿고 그와 함께 정치를 하려던 세력은 '닭 쫓던 개'의 신세가 되었다고 할까?

지겹던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햇살이 화창하던 일요일 아침 안철수 현상은 정치인 안철수가 지난 두 달 동안의 정치적 공약을 백지화하면서 사라졌다. 안철수 현상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려던 이 사회 구성원들은 이제 또 다시 새정치를 하겠다는 정치 지망생을 찾아나서야 하게 되었다.

민주당은 새정치를 약속했던 안철수와 한 지붕 아래 살게 되면서 또 다시 현실에 안주하는 제1 야당의 체질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격동의 정치 현실 속에서 제1야당에 전혀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 이런 민주당에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이 합당에 합의한 것이다.

두 정치 세력의 합당으로 선거가 어떤 결과가 되든 정치권이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으로 박수갈채를 받기 어렵다. '그 놈이 그 놈'이라는 험한 말이 적용되는 기성 정치권이 거듭 나야 할 날이 멀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에 실렸습니다.



태그:#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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