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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중진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원희룡 전 의원. 그는 고향인 제주도지사 출마를 요구받아 왔지만 "당의 특별한 이야기가 없으면 불출마를 선언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원희룡 전 의원. 그는 고향인 제주도지사 출마를 요구받아 왔지만 "당의 특별한 이야기가 없으면 불출마를 선언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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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중진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원희룡 전 의원. 고향인 제주도지사 출마를 요구받고 있는 원 전 의원은 2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당의 특별한 이야기가 없으면 불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중진 차출론'이 제기된 이후 제주도지사 출마 요구를 받아온 그는 그동안 "당과 이야기해서 검토해보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으로 자신의 제주지사 출마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당이 구체적 안을 내서 빨리 결론 내자"

그는 "당에서 저의 의사를 먼저 조용히 타진하는 것이 아니라 당 일부 인사들이 먼저 언론에 대놓고 공개적으로 (제주도지사 출마 요구를) 때리니까 그렇게라도 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당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과 함께 대화해서 결정하겠다는 저의 입장을 마치 간 보기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저는 자리를 위해서 스멀스멀 움직이는 사람이 결코 아니며, 그런 정치는 안 해도 그만"이라고 잘라 말했다.

원 전 의원은 차출론 이후 제주도에서 높아지고 있는 출마 관심에 "저는 그동안 서울에서 정치를 해왔고, 제주를 위해서 그동안 어렵게 고생하고 먼저 (제주도지사 선거를) 뛰고 있는 분들도 계시다"며 "제가 그런 바람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제주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전 의원이 제주지사에 출마하는 것은 친이·친박계 싸움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언제부터 새누리당 사정까지 걱정해줄 여유와 능력이 생겼느냐"고 일축했다.

한편 원희룡 전 의원은 제주도 서귀포 태생으로 1982년 대입학력고사 전국 수석·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 34회 사법시험 수석 합격으로 유명하다. 서울대 재학시절에 시위에 참가해 유기정학을 당한 뒤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0년 서울 양천 갑 지역구에 출마해 16·17·18대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19대 총선엔 "대선 승리에 기여하겠다"며 출마하지 않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당에서 제주도지사 차출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이 요구한다면 그것은 곧 승리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제 경우엔 단지 승리 하나 보태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저는 그동안 서울에서 정치를 해왔고, 제주를 위해서 그동안 어렵게 고생하고 먼저 (제주도지사 선거를) 뛰고 있는 분들도 계시다.

그럼 그분들의 기대치와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각오와 확신을 갖고 가더라도 가야 할 것 아닌가. 일시적 기대와 주관적 판단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주를 위해서,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진정성 있게 고향을 지켜 오신 분들과 의논하고 특히 당과 대화해서 결정할 생각이다."

원희룡 전 의원(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원희룡 전 의원(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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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당과 대화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인가.
"제주도에서 먼저 뛰고 있는 분들이 계시니까 물밑으로 당에서 조용히 저의 의사를 타진하고 결론을 내는 것이 당연한 도리다. 그런데 당에서 저의 의사를 먼저 조용히 타진한 것이 아니라 당 일부 인사들이 먼저 언론에 대놓고 공개적으로 (제주도지사 출마 요구를) 때리니까 그렇게라도 '당과 대화해서 결정하겠다'는 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당과 장군멍군하는 것처럼 비치게 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민주당이 언제부터 새누리당 사정까지 걱정해줄 여유와 능력이 생겼나"

- 일각에선 차기 대권 도전과 제주지사 출마를 저울질한다고 의심한다.
"차출설 나오기 전까지 저는 제주지사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가만있는 사람에게 느닷없이 그런 말이 들려오니 당과 대화해서 결정하자는 것이다. '간 보기 아냐'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런 마음이 없다. 저는 자리를 위해서 스멀스멀 움직이는 그런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런 정치는 안 해도 그만이다."

- 당에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
"당이 구체적 이야기를 빨리 갖고 오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결론을 내더라도 당과 함께 빨리 내고 싶다.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으니 당의 특별한 이야기 없으면 불출마 선언하겠다. 가급적 시간 끌고 싶지 않다."

- 제주도 출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원희룡의 제주지사 출마는 새누리당 친이·친박계 싸움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라고 했는데.
"관심 가져주니 감사드릴 일이지만 민주당이 언제부터 새누리당 사정까지 걱정해줄 여유와 능력이 생겼나. 밖에서 남의 집안 쉽게 얘기하는데 그렇게 단순하거나 음모론적이지 않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엔 수많은 감정과 인간관계, 대의명분과 계획이 얽히고 얽혀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의외의 변수들 때문에 실패하기도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저를 걱정하지 말고 자기들 걱정부터 해라. 이런 이야기는 진지하게 대꾸할 가치가 없다."

- 기자가 제주 현지 취재를 해보니 '원희룡 출마'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관심 속에 어떤 기대와 요구가 있는지 심각한 검토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겸허하게 들어보겠다. 그런 기대와 요구가 제가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인지, 또 제가 추구하는 인생이나 정치핵심과 닿아있는 것인지 저 스스로 되묻고 뜻을 내신 분들 이야기를 진정을 다 해 들어보겠다.

저는 마음과 마음이 합쳐져서 현실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또 그래야만 왜 지금이고 왜 나여야 하는지 확신이 선다고 생각한다. 제가 잘나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 정해진 길은 없다. 실질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 하늘이 길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


태그:#원희룡, #제주지사, #중진 차출, #새누리당,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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