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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올라온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저격수의 모습 .
유튜브에 올라온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저격수의 모습. ⓒ 현지 방송(RadioSvoboda.org)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 사태가 정부와 야당 지도자들 간의 휴전 합의에도  시위대와 경찰이 20일(현지 시각) 다시 충돌해 최대 100여 명 이상이 숨지는 최악의 유혈 사태로 확대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야권의 반정부 시위 이후는 물론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 CNN 방송은 "저항, 협상, 폭력이 반복하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20일 충돌에서 100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시위대 측 의료진이 밝히는 등 지난 3개월 동안의 소요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 치료를 맡은 또 다른 의사인 올레흐 무시이는 "최소 70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고 500명 이상이 부상했다"면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는 "일부 시위 참가자가 당국의 저격수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20일 하루 동안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양측 모두에서 4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보건부는 "18일부터 20일까지 양측 사망자를 모두 합치면 75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계자는 "20일, 3명의 경찰이 숨졌으며 28명이 총상을 입었다"며 "경찰 67명이 시위대에 포로로 붙잡혔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특히, 외신들은 이날 "시위 현장에는 곳곳에서 저격수의 모습이 관측되었고 머리나 심장 등 조준 사격에 시위자들이 사망했다"고 시위대 측은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비무장인 경찰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총기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날 유튜브에 올라온 시위 현장을 촬영한 여러 동영상에는 특수 경찰 복장을 한 여러 저격수들이 조준 사격을 하는 장면들이 그대로 찍혀 있다. 또한, 시위자들이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여러 장면들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과격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유혈 사태가 확산하면서 키예프 시내 거리는 거의 내전 상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여러 외신들이 전했다. 한 때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는 최악의 혼란 국면을 맞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통령 망명설 등 혼란 가중... 사태 해결 놓고 서방-러시아 시각차

<뉴욕타임스>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수도 키예프의 시장을 비롯해 적어도 수십명의 정치적 동지들을 잃었다"고 전했다. 키에프 시장인 블라디미르 마케옌코는 이날 정부 여당인 지역당을 탈당하고 야권 시위대 지지를 선언하는 등 다수의 정치 지도자들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등을 돌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미국 등 서방 세계는 이번 유혈 사태의 책임을 현 우크라이나 정부의 과격 진압 탓으로 돌리며 사태 악화를 비난하고 나섰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보안군이 자국 국민을 겨냥해 자동 화기를 발사한 데 격분한다"면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보안군을 키예프 시내에서 즉각 철수하고 평화로운 시위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차관을 제공할 예정으로 있는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동네북(doormat)이 되지 말라'며 강하게 주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러시아는 오직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권위가 있는 정부와만 협상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정부의) 리더십은 국민들이 마치 발판(doormat)에 발을 터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 등 당국자는 "크렘린(러시아)의 최고 목표는 갈등의 해결이며 이는 질서가 회복되어야 평화적이고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유혈 사태#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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