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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행정부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했던 박상증 목사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정동 사무실로 출근하려던 박상증 목사가 출입문을 잠근 채 농성중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 거부대책위' 회원들의 저지시위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출근저지 당한 박상증 목사 안전행정부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했던 박상증 목사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정동 사무실로 출근하려던 박상증 목사가 출입문을 잠근 채 농성중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 거부대책위' 회원들의 저지시위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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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7일 오후 5시 30분] 
박상증 이사장의 외침 "문 좀 열어라"

"문 좀 열어라."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신임 이사장은 굳게 닫힌 유리문을 향해 여러 차례 외쳤다. 이사장실이 있는 유리문 안쪽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 거부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 10여명이 '불법적인 낙하산 임명 즉각 취소하라'는 팻말을 내밀었다. 17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사무실로 첫 출근한 박 이사장은 닫힌 문 앞에서 난감함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박 이사장은 함께 온 목사들에게 팻말을 든 대책위 관계자들을 가리키며 "직원인 것 같은데, 사진을 찍어 놓으라"고 말했다. 목사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최루탄을 던져야 되겠다", "왔으면 문을 열어야지, 이건 비민주적 처사다"라고 외쳤다. 이에 대책위 관계자들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맞받았다.

박 이사장이 사업회 직원에게 전화해 "문을 열어라"고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날 직원들은 오후 2시 박 이사장의 출근에 반발하며 집단으로 반차를 쓰고 퇴근했다. 당초 사업회 직원이 출근하는 박 이사장을 데리러 가려고 했지만, 이 또한 취소됐다. 박 이사장은 자택인 서울 불광동에서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나왔다.

결국 박 이사장은 1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 이사장은 18일 국회 일정 이후 다시 출근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증 이사장 "직원들, 내가 누군지 몰라 반대하는 것"

박상증 이사장은 사업회 사무실을 빠져나오면서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오늘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다, 첫날이라서 강경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원히 못 들어가게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떳떳하게 민주화운동을 했고, 떳떳하게 임명됐다, 그리고 떳떳하게 이사장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업회에서 근무하는 젊은 친구들은 민주화운동을 해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내가 누군지 모르지 않겠느냐, (그래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하는 것을 두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크게 잘못된 일이고 죄인가, 선택의 자유인데 왜 사과해야 하느냐"면서 "민주사회에서 대선 후보 지지를 죄악시하는 것은 한심한 얘기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승복하지 않는 것은 민주사회가 아니다,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친박'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대책위를 비판했다. 박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면 낙하산이고, 그렇지 않으면 낙하산이 아닌가"라면서 "내가 낙하산이면, 그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도 낙하산이다,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이 사업회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사업회 내부의 관련 규정은 법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이다, 안전행정부가 법에 따라 나를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거센 반발... "이사장 임명 절차 다시 이뤄져야"

하지만 사업회 안팎에서 박 이사장에 대한 반발을 거세지고 있다. 직원들은 이날 오후 낸 성명서에서 이사장 임명 절차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공기관"이라면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있었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민주화를 이룩한 역사적 성취를 국민의 자부심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때문에 이사장 임명을 포함한 사업회 운영에 있어서도 다른 어떤 곳보다 민주주의의 원칙이 잘 지켜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최근 진행된 사업회 이사장 임명 과정은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을 준용해 만든 사업회의 규정을 어긴 것이며, 개방성과 투명성의 확대라는 사회적 상식에서도 벗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업회 직원들은 설립 이후 지속되어온 이사장 임명의 규정과 관행이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민주적인 절차와 규정에 따라 이사장 선임 절차가 다시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사업회 직원 모두는 이사장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민주화운동 정신의 계승발전이란 시대적 소명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던 것에 있음을 스스로 성찰하여, 앞으로 사업회의 설립 정신을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 더욱 정진해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당시 박근혜 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박상증 목사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임명된 가운데 17일 오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설립위원과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신임 이사장 출근 저지 시위 대선 당시 박근혜 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박상증 목사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임명된 가운데 17일 오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설립위원과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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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17일 오후 2시 20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 거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17일 안전행정부의 박상증 이사장 임명에 반발하며 이사장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하지만 안전행정부가 지난 14일 '친박' 낙하산 이사장을 임명하자, 대책위와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함세웅 전 이사장, 이철·정동익·성유보·배은심 설립위원 등으로 꾸려진 대책위 관계자 3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사업회 3층 이사장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 플래카드를 이사장실 입구에 붙였다. 또한 '불법적인 낙하산 임명 즉각 취소하라',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를 규탄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법과 정관, 규정을 존중하라'는 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이사장실을 점거하면서 낸 입장에서 "안전행정부는 스스로가 승인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정관과 규정에 명시된 절차와 그에 의해 추대된 이사장 후보를 무시하고, 적법한 논의과정을 통해 이미 제외된 박상증 목사를 민주화운동이념사업회 이사장으로 낙하산 임명했다"면서 "불법임명에 거부하며 민주주의 수호의 의지로 농성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특정 정파의 소유물이거나 행정부 내부의 조직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박상증 목사의 이사장 임명을 취소하라고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증 이사장은 이날 오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출근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박상증 이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한편, 직원들은 박상증 이사장 출근에 반발하면서 이날 오후 2시 단체로 반가(휴가)를 냈다.


태그:#친박 낙하산 이사장 임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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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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