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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그레그(87) 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그의 방북 목적은 (케네스 배씨 석방 문제를 넘어서) 전반적인 북미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미국 방문 중에 그레그 전 대사와 만났을 때 그와 방북 문제에 대해 상의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1월 1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그레그 전 대사를 만난 바 있다.

서방 언론 중 유일하게 평양에 주재하고 있는 AP통신의 텔레비전뉴스 APTN은 그레그 전 대사가 이날 오후 미국 비정부기구인 '태평양세기연구소'(Pacific Century Institute) 대표단 4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고 평양발로 보도했다.

1973년부터 1976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책임자를 맡은 데 이어 1989년부터 1993년까지 한국에서 대사로 근무한 그는 미국내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폭침시켰다"는 이명박 정부 발표와 달리 "어뢰가 아니라 기뢰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무조건 방북' 권유...케네스배 문제 논의될 수 있으나 그게 목적은 아닐 것"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부부가 지난 1월 17일 미국 워싱턴 DC자택에 방문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왼쪽)을 만나고 있다.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부부가 지난 1월 17일 미국 워싱턴 DC자택에 방문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왼쪽)을 만나고 있다.
ⓒ 정청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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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은 "그레그 전 대사가 북한에서 공식초청을 받았는데, 북한에 가야하는 지에 대해 의견을 묻기에 '무조건 방문하시라'고 했다"며 "북한의 어느 단위에서 초청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배씨의 석방을 논의하기 위해 로버트 킹 미국 특사를 초청했다가 이를 철회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그레그 전 대사의 방북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방북이 배씨의 석방 문제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그레그 전 대사의 방북 목적에 대해 "전반적인 북미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 석방 문제가 언급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방북목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레그 전 대사가 '북한은 처음에 마이클 조던을 초청했는데, 그건 무산되고 데니스 로드맨이 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며 "데니스 로드맨이 여러 번 방북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 상황에서, 북한이 무게감도 있고 남북관계에 정통한 그레그 전 대사를 초청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레그 전 대사를 초청했다는 판단이다.

정 의원과 그레그 전 대사는 각별한 인연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정 의원이 건국대 학생 시절이던 1989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 반미구국결사대'의 일원으로 '농수산물 수입 개방 반대,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 미국대사관저를 점거했을 당시 주한 미 대사가 그레그였다. 정 의원은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이던 2006년 12월 당시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었던 그레그 전 대사를 서울에서 만난 뒤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태그:#그레그 , #정청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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