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기상청이 '제일의 낙조 조망지'로 진도군 지산면 셋방을 꼽으며 전국적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세방 낙조의 특징은 섬과 섬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에 있다. 올망졸망 떠있는 다도해의 섬들이 정답기만 하다.
불도, 성남도, 장도, 가사도, 양덕도(발가락섬), 주지도(손가락섬), 가덕도, 상갈도, 하갈도 등이 세방리 앞바다를 지키고 있다. 양덕도(발가락 섬)와 쌍을 이루고 있는 주지도(손가락섬)는 섬의 중앙에 바위가 마치 상투, 사람의 손가락, 남근 같이 생겼다하여 상투섬, 손가락섬이라고 부른다. 양덕도는 바로 앞에 있는 구멍 뚫린 혈도와 마주보고 있으며, 해가 지는 저녁에 양덕도와 주지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하게 한다.
섬의 형상이 발가락을 닮아서 발가락섬이라고 부르는 이 섬에 4대째 살고 있는 분이 문막단(78) 할머니다. 최고인구는 76년에 16명이었다. 양덕도에는 선착장이 없어서 배를 정박하기도 힘든 섬이다. 그런데 어렵게 배를 정박시키고 육지에 발을 딛는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백구 4마리가 선착장까지 내려온다.
한참을 경계한 후 낯선 사람이라고 이녀석들이 한꺼번에 짖어 대는 바람에 섬이 떠나갈듯 하다. 이 섬의 주생활권 목포이며 주소가 조도면으로 되어있지만 조도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전혀 내왕을 하지 않는다. 이 섬은 위치상 진도군 진도읍으로 편입하면 좋은 곳이다.
양덕도에서 서쪽으로 주지도와 나란히 있으며 거리는 2km이다. 잡초만이 무성한 섬. 주변은 밭과 초원지대. 과거 섬에서 80마지기나 되는 밭을 일구었으나 사람들이 떠나고 밭도 황폐화되었다. 왼쪽 벼랑 끝에 흰색의 건물이 한 채 보인다. 이곳에는 임야가 제법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어김없는 시누대밭.
밭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갈림길. 좌우로 갈린다. 왼쪽으로 난 길을 가면 집이 한 채 보인다. 시누대에 둘러싸여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전기는 진도군의 배려로 태양열 전지판을 수십개나 달아준 관계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날씨가 좋으면 여러 날 쓰지만 날씨가 흐리고 겨울에는 전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주변에는 다양한 잡동사니로 어지럽게 놓여있다. 이 섬의 유일한 상주인구는 할머니. 한때 3가구에 20명까지 살던 섬이 지금은 한 가구 1명이 사는 섬이다. 이제 이 섬을 지키시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영원한 무인도로 남을 것이다.
이 섬의 유일하게 잘 지어진 붉은 벽돌로 지은 이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집이 한 채 있다. 토굴같은 집이다. 물론 폐가처럼 보이지만 이 집에도 사람은 사는 흔적이 있는데 바로 할머니 집이기도 하다.
남북이 대치하고 냉전 시절에는 북한의 간첩들이 섬에 많이 침투하였다. 섬은 홀로 떨어진 방치된 곳이기 때문에 자기네 마음대로 와서 납치도 하고 제 집 드나들듯이 하였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섬마다 붉은 벽돌로 경찰 초소를 만들었다.
아마도 섬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지금은 경찰이 다 철수하여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 사는데 이 섬도 할머니가 경찰 초소를 수리하여 살고 있다. 보통 사람은 하루도 머물기 힘든 섬에 평생 갇혀 사신 할머니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철따라 미역과 톳, 굴, 돌미역, 고동, 홍합 전복 등을 잡고 밭에서 각종 곡식을 심고 산에서는 산나물이 많이 자라서 혼자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하시니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 졌다. 예전에는 농어업을 겸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마저 할 사람이 없는 그런 섬이다.
양덕도 개요 |
양덕도는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에 딸린 섬으로 동경 126°66′, 북위 34°29′에 위치하며 면적 0.2㎢, 해안선 길이 2.3㎞, 인구는 1명이다.
지명유래 : 섬의 생김새가 발가락처럼 생겼다 하여 발가락섬이라고 하였으며 이를 한자로 표기하여 양덕도(兩德島)라 하였다고 전해온다. 섬의 형상이 발가락, 거북이를 닮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 낙조가 떨어질 때면 달마섬이라고도 부른다.
☛ 양덕도 가는 길 : 목포에서 오전 8시반에 출발, 가사도 인근 해안을 지나는 여객선은 원래 기항하지만 내릴 손님이 있거나 아니면 섬에서 큰 깃발로 신호를 해야 배가 접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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