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스틸 사진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스틸 사진
ⓒ 또하나의약속제작위원회

관련사진보기


김아무개(32)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인들을 대상으로 작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나눔 이벤트'였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관람해줄 페친(페이스북 친구) 세 분에게 CGV 영화 관람권을 나누고자 합니다. 조건은 2가지입니다. 반드시 첫 주(가능하면 6일). 극장은 CGV. 댓글로 신청 의사와 관람일, 장소를 밝혀주세요."

김씨는 "개봉 첫 주 예매율이 개봉관 숫자와 관련이 있다고 들었다"며 "개봉관을 몇 군데 열어준 CGV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면 상영관도 늘어날 거라 생각했다"고 이벤트 이유를 설명했다.

석연치 않은 '상영관 확보' 몸살,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이다

SNS를 중심으로 삼성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관람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상영관 확보에 문제가 생기자, 시민들이 극장 사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모양새다.

개봉을 하루 앞둔 5일 현재 페이스북에는 김씨와 같이 <또 하나의 약속> 티켓을 여러 장 예매해 지인에게 무료로 선착순 제공한다고 나선 사람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또 하나의 약속>에 친구 20명을 초대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지했다. 그는 "무슨 이유인지 극장들이 영화 개봉을 취소하고 있다는데, 이럴 때일수록 많은 분들이 예매하는 센스를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벤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볼 수 있는 분은 댓글이나 메시지로 신청해 달라"고 말했다.

'릴레이 예매'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이 티켓을 여러 장 예매해 무료로 제공하면, 티켓을 받은 사람이 자비로 티켓 몇 장을 예매해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극장들이 하도 눈치 본다기에 질러본다, 딱 서른 분께 (표를) 쏘겠다"며 "영화를 보신 분은 다른 날을 골라 지인 세 명에게 (영화 티켓을) 쏴 달라"고 제안했다.

동문회 등의 단체들도 나섰다. 서울지역 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는 오는 13일 서울 명동 인근 영화관에서 회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계획이다.

삼성 관련 피해자 가족들도 함께 모여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로 일하다가 부당함을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종범씨의 부인 이미희씨, 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등은 개봉일인 6일 오전 영등포 인근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할 예정이다.

컬투·조달환 등 연예인도 동참

연예인들도 영화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팬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사회를 준비 중이다. 컬투는 SBS 파워FM <2시 탈출! 컬투쇼>에서 청취자들에게 이 영화 티켓을 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인근 상영관에서 팬들과 함께 영화 관람을 할 계획이다.

KBS 수목드라마 <감격시대>에 출연 중인 배우 조달환씨 역시 오는 6일 선착순 300명에게 영화 티켓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 배우 이경영씨도 10일 경기 일산 지역 상영관에서 팬들에게 영화 티켓을 선물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무료 시사회 이벤트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의 대관 거부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컬투는 서울 합정 롯데시네마에 대관을 신청했지만 극장으로부터 "진행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조달환씨 역시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  대관 신청을 했지만 극장 쪽이 갑작스레 거부하면서 장소를 강변 CGV로 옮겼다(관련 기사: 조달환 이어 컬투도...'또 하나의 약속' 대관 못해).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2년 가까이 근무하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7년 23살의 나이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산업재해 인정을 위해 그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이번 주 전체 영화 예매율 상위권에 진입했는데도 현재 개봉관 수는 100개에도 못 미치는 상태다.

윤기호 PD는 제작두레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영화 극장 개봉관 수를 줄이려는 외압이 너무 심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외압설? 롯데가 제일 심하고 CGV와 메가박스는 눈치 본다").


태그:#또하나의약속, #삼성백혈병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