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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임하호에 외래어종의 유입을 반대하는 토종어류보존회 회원이 13일 오전 경북도청 입구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동 임하호에 외래어종의 유입을 반대하는 토종어류보존회 회원이 13일 오전 경북도청 입구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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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사업과 연계해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임하댐토종어류보존협회와 어민들이 13일 오전 경북도청 앞에서 도수로 연결공사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외래어종 유입으로 임하호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며 "도수로 연결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경북도청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09년 4대강사업을 진행하면서 임하댐의 방류가 잦아 홍수기 버려지는 수자원을 추가 확보하고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도모한다며 안동댐-임하호 연결공사를 추진했다.

이후 2011년 11월 총사업비 1024억 원을 들여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마리에서 망천리 일원에 직경 5.5미터, 총 길이1925미터에 이르는 도수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공사는 8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도수로가 완공되면 안동댐에 서식하는 배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이 임하댐으로 유입돼 생태계를 교란해 토종어종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도수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경북도청 입구에서 상복을 입고 "수자원공사는 터널공사 즉각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며 "임하호 외래어종 유입을 도지사와 경북도의회가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이재춘 경북도청 건설도시방재국장·주현규 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임하공사팀 팀장 등과 면담하면서 "외래어종 한 마리만 이동해도 환경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수자원공사는 공사를 핑계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외래어종 들어오면 생태계 파괴... 완전한 차단 필요해"

임하댐 토종어류보전협회 이수섭회장 등은 경북도청에서 이재춘 걸설방제국장과 면담을 갖고 임하댐에 외래어종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수자원공사의 안동호-임하댐 연결사업의 중지를 요구했다.
 임하댐 토종어류보전협회 이수섭회장 등은 경북도청에서 이재춘 걸설방제국장과 면담을 갖고 임하댐에 외래어종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수자원공사의 안동호-임하댐 연결사업의 중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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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섭(59) 임하댐토종어류 보전협회장은 "안동댐에는 배스가 대분이다, 낚시 대회도 20번 이상 하는 등 외래어종의 서식지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임하댐에는 외래어종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도수로공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자원공사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공사를 강행했다"며 "임하호에 외래어종의 절감대책이 아닌 완전한 차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주현규 수자원공사 팀장은 "국책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법에 따라 사전환경조사를 진행했다"며 "당시 임하댐에 배스 등 외래종이 사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 팀장은 "외래어종을 직접 포획한 것은 아니고 주민들에게서 들은 내용과 과거 기록을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해 사전환경조사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시인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수자원공사와 보존협회가 공동으로 임하댐에서 외래어종의 서식상태를 조사했으나 한 마리도 포획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사보고서에는 상류 쪽에서 배스가 한 마리 목격됐다는 진술이 있지만, 이마저도 신빙성이 약한 것으로 결론났다.

수자원공사는 음파와 섬광(빛)을 이용한 복합형 어류저감시설을 안동댐과 임하댐의 취수탑 유입구에 설치해 임하호에 외래어종이 살 수 없도록 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놨다. 미국의 일리아노 주에서 실험을 한 결과 배스는 97.4%, 블루길은 97.8%의 차단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의 외래어종 차단계획은 실효성이 없고, (외래어종을) 100% 차단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단 1%만 임하호에 유입되더라도 외래어종의 확산속도로 볼 때 몇 년 지나지 않아 토종어류는 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임하호에 외래어종이 유입될 경우 영양 반변천과 청송 용전천·길안천 등 청정지역뿐만 아니라 임하호 물이 공급되는 영천과 경주·포항·경산뿐 아니라 금호강까지도 확산돼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여름 안동호에 서식하는 외래어종의 유입으로 임하호의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국무총리실과 감사원·국토교통부·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 부처에 진정서를 전달하기도 했지만 공사를 막지는 못했다.

대책 내놓지 못한 경북도청

임하댐 토종어류보존회와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1월 외래어종 공동조사를 실시했으나 임하댐에서는 베스 등의 외래어종이 한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임하댐 토종어류보존회와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1월 외래어종 공동조사를 실시했으나 임하댐에서는 베스 등의 외래어종이 한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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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면담에서 경북도청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재춘 건설도시방재국장은 "도에서 직접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자원공사 책임자를 만나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대 상태보전국장은 "이 사업은 시작부터가 엉터리 사전환경성 검토로 시작됐다"며 "목적이 불투명하고 감사원의 지적도 받은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성명서를 통해 "4대강 사업은 낙동강의 수질과 생태계를 괴멸시킨 것도 모자라 연계 사업인 영주댐 공사를 통해 500여 세대의 수몰민을 만들고 내성천의 아름다움도 앗아가더니 안동-임하댐 도수로 연결공사를 통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효성 없는 토목공사로 어민들의 생존권마저 빼앗겨 강이 죽고 어민이 죽어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4대강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심판을 통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더 늦기 전에 4대강의 재자연화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태그:#외래어종, #안동댐-임하댐 도수로공사, #경북도청, #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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