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사용자가 교육감이 아니고 학교장 이던가요? 대체인력은 그래요? 그래서 교육공무직도 될수 없고 무기계약직도 될수 없는 건가요? 대체인력이라서?
▲ 울산시교육청 저는 사용자가 교육감이 아니고 학교장 이던가요? 대체인력은 그래요? 그래서 교육공무직도 될수 없고 무기계약직도 될수 없는 건가요? 대체인력이라서?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안녕하십니까? 울산시 동구 ○○초등학교에 일용직으로 다니는 저는 요즘 전혀 안녕치 못합니다. 왜, 안녕치 못하냐고요?

저는 2012년 7월 초에 지금 다니는 초등학교 일용직으로 들어가 일해왔었습니다. 아니, 그전에 다른 학교서 1년간 일했으나 1년을 3일 남짓 놔두고 계약해지 당한 바 있었고요. 그 학교 잘리고 지금 다니는 학교엔 3개월 후부터 다시 서류내고 면접본 후 다니게 되었지요.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학교에선 1년이 넘었는데도 교육청에서 정규직을 발령내지 않아 아직까지는 다니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2013년 7월초, 1년이 넘었는데도 계속 다닐수 있다니 꿈만 같았습니다.

그 학교서 1년이 되기 3개월 전인 2013년 4월경. 1년이 되기 전에 또 계약해지 당할까봐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네식구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나이 오십에 그나마 있는 직장 잘리면 어디가서 뭐해 돈버나 싶었습니다.

지난 4월경 인터넷 울산시 교육청 홈페이지에 제가 올린글 보셨는지요? 교육청 홈페이지를 검색하는데 거기에 '교육감에서 바란다'는 방이 있더라고요. 거기다 제가 사는 현실과 하소연을 써올렸지요. 며칠 후 교육청 담당 두분이 이런 답글을 달아 주시고 저를 찾아 오셨었습니다.

관리자 회신
제목 [관리자답변] 고2,초6 자녀와 함께사는 가장이 김복만 교육감 님께

우리 교육청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귀하의 안타까운 사정에 깊은 공감을 표시합니다. 현재 귀하께서는 00초등학교 정규직공무원의 결원 대체인력으로 채용되신 것으로 00초등학교에 정규직이 발령날 경우에는 근로계약조건에 따라 계약이 해지 될수 있으며

계약이 해지될 경우에 사전 그 사실을 미리 안내할 것이며, 또한 다른 학교로 채용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학교와 협의 등을 통해 귀하의 구직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다른 어려움이나 궁금하신 점이 있을 경우 유리교육청 인사팀(210-5722~5)으로 연락을 주시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두분이 오셨는데 저에게 답변 내용과 같은 말을 해주고 가셨지요. 교육청에서 직접 오셔서 저에게 하신 말씀도 있고 답글도 있고 해서 믿음이 가더군요. 저는 일용직 대체인력이고 해서(근로계약도 그리 체결 했으므로) 정규직원 발령이 나면 어쩔수 없이 계약해지 되어야 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음도 먹고 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연말, 그러니까 2013년 12월 마지막 출근날. 어이없는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오전 11시경 갑자기 행정실에서 교장실로 부르더니 느닷없이 근로계약을 다시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뭐 그동안 6개월 마다 겪어서 으레 다시 6개월 연장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서로 도장을 찍고 일마친 후 퇴근하며 근로계약서를 살펴보고서 깜짝 놀라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근로계약서 내용 중 저를 경악케 한 것은 4조. 본래 4조만 있던 문항에 1항, 2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근로계약 기간이 14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로 되어 있었고 전에는 없던 내용이 첨가되어 있었습니다.(관련 기사 : 2개월 근로계약서... 이게 새해 선물입니까)

'정규직이 발령나도 안나도 2월 28일 자동 계약 해지'

<지방공무원 행정대체인력 근로계약서> 4조 1항과 2항이 저에게 그렇게 보였습니다. 1항만 가지고도 충분히 교육청에서 정규직원이 발령나면 저는 자동으로 계약해지 되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입장인데요. 2항을 변칙 채택한 것을 도무지 제 상식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문항이었습니다.

청렴한 세상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제도부터 없애야 만들어 집니다.
▲ 울산시 교육청 청렴광고 청렴한 세상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제도부터 없애야 만들어 집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존경하는 울산시 교육감님!

교육자가 저를 강제로 밀어내기 위해 그렇게 변칙 근로계약서를 작성해도 되나요? 그것이 청렴교육 시범학교 교육자가 해도 되는 도리라 할수 있나요? 저도 학부모입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입니다. 자식들에게 제가 체험한 교육현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겠는지요?

제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었나요? 저는 교직원이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게 죄라면 죄일까요? 일용직이었지만 학교서 일한 지가 3년이 넘었습니다. 그런 저를 어떻게 하루 아침에 그런 변칙 근로계약서를 적용시켜 정리해고 시킬 수 있나요? 정규직 발령나면 나가야 하는 불안감만으로도 견디기 힘든데, 정규직이 발령 나거나 말거나 계약해지라는 이유로 정리해고 당해야 하면 이건 완전히 시한부 고용이잖아요.

그동안도 고용불안 속에서 늘 조마조마하게 가슴 졸이며 출퇴근 해왔었는데 정규직 발령 안 나면 계속 다닐수 있는 조건조차 박탈 해버리면 나이 오십에 접어든 저는 어디가서 뭐 해 가족 생계 책임지나요?

교육감님도 가정이 있잖아요. 교육감님도 가족이 있잖아요. 교육감님도 자녀 키우고 있으시잖아요. 제 자식들에게, 아내에게 뭐라고 해야하죠? 교육청에서 저를 내치기위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서를 바꾸었다 말할까요?

저도 가족과 함께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나이들고 오갈 데도 없는 저를 그렇게 딱 잘라 버리면 저더러 어떡하라고요. 청렴교육을 강조하는 교육자들께서 이거 너무한 거 아니예요? 어찌 그리 냉정한지요.

대답 해주세요. 김복만 울산시 교육감님!



태그:#울산시 교육청, #김복만 교육감, #행정대체인력, #일용직
댓글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