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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품은 조계사..'역사의 현장'으로 떠올라-<머니투데이>
모습 드러낸 철도노조 지도부..긴장 가득한 조계사-<노컷뉴스>
벼랑끝 몰린 철도노조, 조계종이 보듬어 안다-<한겨레>
조계사 밖에 기댈 곳이 없다"..2008년 악몽 재현되나-<JTBC>
"갈 곳이 조계사 밖에... 종교계가 나서달라" '피신' 철도노조 지도부, 극락전 앞서 '호소'-<오마이뉴스>

25일은 기독교 기념일인 성탄절이다. 성탄절이 되면 대부분 언론들은 명동성당 미사에서 정진석 추기경에 무슨 강론을 했는지 자세히 보도한다. 각 교회 성탄축하 예배도 '단골메뉴'다. 하지만 2013년 성탄절은 명동성당과 교회가 아니라 조계사가 주목을 받았다.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4일 밤 조계사에 피신했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도 이를 자세히 보도했다.

25일 MBC<뉴스데스크>
 25일 MBC<뉴스데스크>
ⓒ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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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몸을 숨긴 조계사는 명동성당과 더불어 수배된 사람들의 대표적 은신처로 꼽힙니다. 당국이 종교 시설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입니다.-KBS<뉴스9> 또 종교시설 진입, 이유는?…경찰, 대응 고민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조계사 대웅전 옆에 있는 극락전 2층에 머물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한 시간 반쯤 전에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달라고 조계사 경내에서 입장을 밝혔다"-25일 MBC<뉴스데스크> 철도노조 간부 조계사로 피신.."종교계가 나서달라"

"어제 저녁 8시쯤 서울 조계사로 피신한 박태만 수석 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이 조금 전 7시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계사로 피신하게 된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 밝혔다"-SBS<8시뉴스> '철도노조 조계사 피신…"위원장 곧 대화할 것"'

JTBC<뉴스9>는 "오늘(25일) 성탄절입니다만, 저희 기자들은 사찰에 가있습니다"로 시작했다. <철도노조 홍보팀장 "종교계 중재안 나오면 논의해 결정">기사에서는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백 홍보팀장은 "불교계 뿐만 아니라 기독교나 천주교 등 범종교계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중재를 부탁드리는 것"이라며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코레일, 노사가 대화나 교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웅기 위원장 "대화 테이블만 만들어도 훌륭한 성과"> 기사 역시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전화로 직접 연결해 조계사 내부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정 운영위원장은 "숨었다기 보다 피신한 것"이라며 "어려움을 당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종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25일 JTBC<뉴스9>
 25일 JTBC<뉴스9>
ⓒ JTBC<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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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목사로서 마음 한켠에 문득 든 생각하나가 있다. 왜 그들은 교회가 아니라 조계사를 선택했을까? 물론 성탄절 교회는 예배드리는 신자들로 가득하다. 괜히 들어갔다가 예배드리는 신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가 가난한 자들을 품고, 권력에 의해 탄압받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일에 힘썼다면 백 부위원장이 교회에 피선했을 수도 있다.

박정희와 전두환 독재정권 때 명동성당은 '소도'였다. 특히 1987년 박종철씨 타살 사건 이후, 학생들이 명동성당에 들어갔을 때, 경찰이 학생들을 검거하려 하자 김수환 추기경은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신부들, 그 뒤에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그리고 그 뒤에 학생들이 있을 것이오"라고 했다.

하지만 그 때도 교회에서 피신하는 수배자들은 거의 없었다. 교회가 권력에 의해 탄압받는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2000년 이후 명동성당도 점점 탄압받는 자들의 안식처가 되지 못했다.

이제 조계사가 이들의 피신처가 되고 있다. 조계사는 백 부위원장 등을 내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탄절 아침 철도노조 간부들을 보호해줄 교회 하나 없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

덧붙이는 글 | 오블에도 실립니다.



태그:#조계사, #철도노조, #피신,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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