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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재개원 촉구, 노숙농성 100일, 재개원투쟁 296일."

19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 있는 피켓 내용이다. 박석용(46)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이곳에서 노숙농성을 한 지 100일을 맞았다.

그는 9월 11일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 회의 참석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울 때도 있다. 간혹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 안외택 본부장과 박현성 조직부장, 아니면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함께 하거나 대신할 때도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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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에서 병원버스 운전기사였던 그는 지금 누구보다 공공의료정책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노숙농성장의 환경은 열악하다. 바닥 깔개 위에 침낭을 놓아두었고, 스티로폼을 세워 바람막이로 쓰며, 가스난로를 켜놓기도 한다. 파라솔은 경남도청 소유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며, 허리도 좋지 않다. 박 지부장은 진주의료원 재개원될 때까지 노숙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하던데.
"요즘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 올 때가 많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 관절도 좋지 않다.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고지혈증이 있다.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더 아픈 것 같다."

- 가족들도 힘들어 할 것 같은데.
"가족들이 진주에 살고 있다. 말이 100일이지, 석달 열흘이다. 당사자가 아니면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나. 집사람도 걱정하고 있다. 말로는 서로 괜찮다고 한다. 아이들도 보고 싶고, 마누라와 같이 있고 싶은데, 가족들은 얼마나 그렇겠나. 누나와 장모도 너무 큰 걱정을 하고 계신다."

- 노숙농성 100일째인데 소감은?
"솔직히 말해 집에 가고 싶다. 집이 없는 것도 아닌데 못가는 이 심정이 오죽하겠나. 노숙농성하고, 가족들도 힘든 것이 모두 홍준표 (지사) 때문이다. 100일을 길 바닥에서 지낸 셈이다. 지금 드는 생각은 '진주의료원 재개원'해야 한다는 것과 '지사를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노숙농성을 계속 할 것이다. 새 지사를 뽑는 선거(2014년 6월 4일)를 치러기 하루 전날(6월 3일)까지 이곳을 지킬 것이다."

- 오늘로 홍준표 지사가 취임한 지 1년을 맞았는데.
"깝깝하다. 지난 1년 동안 경남도정이 어떻게 되었는지,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진주의료원을 그렇게 해놓고 편안했는지 묻고 싶다. 홍준표 (지사)의 정치인 생활은 앞으로 6개월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고 본다."

- 홍준표 지사가 취임 1년을 맞아 낸 자료를 보면 '어렵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했던데.
"말문이 막힌다. 지금 홍(홍준표 지사)은 경남도청을 '경남 공화국'으로 여길 것이다. 이렇게 좋은 자리를 왜 일찍 몰랐을까 싶을 것이다. 자기가 지시하면 모든 것이 뜻대로 이뤄진다고 생각할 것이고, 경남도청 공무원들을 꼭두각시로 여겨 '작은 공화국'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 사고는 캐캐 묵은 유신시대 같은 것이다. 지사 말 한 마디면 법이라는 생각으로 도정을 이끌어가고 있으니,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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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홍준표 지사가 법원(1심)으로부터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불교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를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필귀정이다. 홍(홍준표 지사)이 법조인 출신이라고 법을 잘 안다고 그렇게 한 모양인데,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법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이다. 홍(홍준표 지사)이 헌법재판소에 내놓은 '진주의료원 국정조사'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청구 사건에 대해서도 빨리 결정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경남도는 주민투표 관련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말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진주의료원은 재개원 된다고 보는지.
"홍(홍준표 지사)이나 경남도청 공무원들은 진주의료원 청산이 끝났다고 할지 모르겠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진주의료원이 재개원될 것이라 확신하고, 그렇기에 싸우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전에 재개원하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지사를 바꾸어서라도 할 것이다. 현재 진주의료원 건물은 그대로 있다. 경남도의회에서 조례 개정만 하면 된다.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는데, 이날 아침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이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는데, 이날 아침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이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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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의료원, #경남도청,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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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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