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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32개 단체 대표들이 16일 오전 11시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역사교과서가퇴출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울산지역 32개 단체 대표들이 16일 오전 11시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역사교과서가퇴출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박석철

친일을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부정하는 등 역사를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의 퇴출 운동이 울산에서 시작됐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회 등 교육단체와 노동당, 민주당, 정의당, 통합진보당 등 야당을 비롯해 여성단체, 생협단체 등이 망라된 32개 울산지역 각 단체는 16일 오전 11시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역사왜곡과 부실한 서술로 교과서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학생교육에 활용되지 못하도록 퇴출운동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퇴출운동에는 이들 단체 외에도 3명의 울산시의회 교육의원도 동참한다.

울산지역 32개 단체, 1인 시위와 홍보 펼치기로 

울산지역에서의 교학사 역사교과서 퇴출운동은 지난 10일 교육부가 내년부터 일선 고등학교에서 사용될 한국사 교과서 8종의 검정을 최종 승인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역사교과서 채택은 일선학교 역사 교사들에 의해 3개 정도 추천된 후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어느 교과서를 채택할 것인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울산지역 각 단체들은 일선학교 앞이나 시내 중심가 등에서 1인 시위와 홍보를 통해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부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관련학계와 시민사회진영은 식민지 근대화론과 민주화운동 부정, 친일미화 등 역사왜곡이 있다며 교학사 역사교과서 검정 철회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전체 검정교과서에 대한 검열을 시행하면서 사실상 국정교과서체제로 돌아갔다는 것이 울산지역 단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교과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교과서 검인정제도를 부정하고 현 정부의 왜곡된 역사관을 심기 위한 방편으로 수정명령권을 동원해 사실상 국정교과서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지역 단체들은 "애초 시민사회의 검정철회 요구는 친일에 기반을 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인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하지만 교육부가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구하기 위해 모든 역사교과서에 대해 수정명령권을 동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아직까지 이번 교과서 수정에 참여한 수정심의위원 명단과 수정기준에 대해 비공개하면서 교과서 선정작업이 완료되면 공개하겠다는 밀실행정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며 "도대체 어떤 사람들과, 어떤 기준에 의해 수정심의가 이루어졌는지를 공개하는 것은 수정심의가 공정한 것이었는지를 판단한 핵심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이번 퇴출운동 배경에 대해 "교육부가 최종승인한 교과서 이미지 파일을 분석한 바에 의하면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친일미화, 역사왜곡 기술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이 밝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독립군에 대해 '토벌'이라 표현... 친일 미화"

울산지역 단체들은 역사왜곡에 대한 사례도 언급했다. 이들은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 교과서는 여전히 독립군에 대해 '토벌'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친일을 미화하고 있으며, 12·12쿠데타를 12·12사태로 표기해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있는 등 전반적인 기술에서 역사왜곡과 친일사관을 은연중 드러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들은 "초기 검정과정에서 479건을 수정하고 이번에 재수정한 1031건을 합해 모두 1510건을 수정한 것으로 밝혀져 전체 400여 쪽의 교과서 한쪽 당 평균 2.6건을 수정한 누더기 교과서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와 같은 엉터리 누더기 교과서를 2014년부터 일선 고등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하도록 최종검정한 교육부의 의도는 무엇인가"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역사왜곡 교과서를 통해 현 집권세력의 뿌리인 친일독재 세력을 미화하고 장기집권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읽혀지지 않는다"며 "교과서는 과거 역사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통해 우리사회의 현재와 미래의 올바른 비젼을 세우는 가장 중요한 텍스트"라고 밝혔다.

울산지역 32개 단체 및 교육의원은 "우리는 올바른 역사교육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염원한다"며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집권기반 구축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현 집권세력의 역사왜곡 기도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천명했다.


#울산지역 역사교과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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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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