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다 음독자살한 고 유한숙(74·상동면 고정리)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노천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송전탑 반대 주민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등 30여 명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에 있는 분향소를 지켰다.

유가족들은 사망 당일인 6일 오후부터 8일 오후까지 밀양 영남병원 농협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을 맞았으며, 송전탑 공사 중단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대책위는 밀양강 둔치의 시민체육공원 입구 쪽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했다. 고인의 영정은 시계탑 받침대 위에 조화와 함께 놓였다.

지난 8일 오후 주민들이 이곳에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경찰이 막아 충돌이 발생하면서, 천막 두 동이 부숴지고 주민 4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후송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천막 대신에 비닐을 씌우고 밤을 보냈다.

대책위 "추모의 권리조차 진압해"... 인권위에 구제신청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집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고 유한숙(74) 할아버지의 분향소가 8일 오후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에 차려졌고, 주민 30여명이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집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고 유한숙(74) 할아버지의 분향소가 8일 오후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에 차려졌고, 주민 30여명이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9일 아침부터 분향소 주변에는 경찰이 증강 배치되고 있다. 대책위는 "간밤에는 주민과 연대시민 30여 명이 현장에서 노숙하면서 분향소를 지켜냈다"며 "날이 밝자 경찰버스 여섯 대가 증강 배치돼 병력들이 분향소 동서남북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 침탈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아침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신청을 접수했다. 대책위는 "고인의 추모를 위한 분향소이며, 통행제한·소음피해로 인한 민원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시민체육공원 인도에 설치된 분향소 천막을 시설물철거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경찰이 법적 근거 없이 강제로 뜯어내는 과정에서 총 네 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응급후송됐다"며 "시설물 두 동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는 "이로 인해 다수가 고령자인 주민과 연대시민 30여 명이 노숙을 해야 했고, 경찰은 이슬을 가리기 위한 비닐설치도 처음에는 제지했다"며 "정당한 추모의 권리조차 법적 근거 없이 폭력적으로 진압함으로써 유족의 명예와 주민 및 연대시민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향후에도 인권 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으므로 긴급 구제 신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분향소에 천막을 설치할 수 없고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돼지를 키우던 유한숙 할아버지는 송전탑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지난 2일 밤 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지난 6일 새벽 사망했다.


태그:#밀양 송전탑, #유한숙 할아버지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