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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개신교 평신도 대책위원회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치고 대한문으로 행진하고 있다.
▲ 대한문으로 행진하는 개신교 평신도 대책위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개신교 평신도 대책위원회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치고 대한문으로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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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여러분들이 쭈그려 앉으신다고 힘드셨겠지만 이명박, 박근혜는 따뜻한 방에 있겠죠. 하지만 두 사람은 우리들의 목소리로 온 몸이 쪼그라들고 있을 것입니다."

안성용 집사의 말에 개신교 평신도 300여명(경찰 추산 200여명)은 환호했다. 영상 3도의 기온을 기록한 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는 촛불과 '박근혜 사퇴', '이명박 구속'이 적힌 피켓을 든 신도들이 모여 앉았다.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개신교 평신도 대책위원회'(아래 평신도 대책위)가 연 시국기도회에서다.

개신교 평신도들 대통령 퇴진 요구

천주교 신부, 개신교 목사 등 종교계의 잇따른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신교 평신도들이 대통령 퇴진 요구에 동참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도회에서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불법 부정 선거를 기획하고 집행해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또한 이를 모의하고 집행하여 지금도 계속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부여한 권력 위임을 회수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한 참가자가 촛불과 '박근혜 퇴진' 손피켓을 들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한 참가자가 촛불과 '박근혜 퇴진' 손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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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불의에 대한 저항은 우리 믿음의 핵심이오, 정의를 바로 세움은 하나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하는 기쁨"이라며 "개신교 평신도들은 불의가 판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소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우리의 선언이 앞으로 개신교 평신도와 목회자들의 대규모적인 합류와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며 "종교를 떠나 우리와 같이 평범한 일반 시민들이 이 뜻을 같이 하는 선언과 행동에 함께 할 것임을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송무학 들꽃향린교회 장로의 인도로 시작한 기도회는 기도와 찬송으로 채워졌다. 새민족교회 신도 민혜경씨는 "지금 우리는 하나님이 만들었던 세상과는 너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며 "편법을 이용해 대통령이 된 사람이 진실을 요구하는 사람을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씨는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불의와 싸울 것"이라며 "진실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땅에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봉헌기도에서 나선 동녘교회의 윤영학 집사는 "국가기관이 민주주의 기반을 무너뜨렸지만 지도자는 책임을 외면하며 정직한 양심의 목소리는 빨갱이로 내몰리고 있다"며 "하나님, 이 나라에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주시라, 정의가 강물처럼, 평화가 들불처럼 퍼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무너지는 민주적 가치를 새롭게 지켜가기 위해 우리 신도들은 이 땅에 작은 씨앗을 뿌린다"며 "작은 씨앗들이 시대의 잠든 지성을 깨우고 권력의 불의와 폭력을 몰아내 생명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 평신도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권오광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는 "종교는 다르지만 여러분과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해 개신교 신도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어 권 대표는 "다음주에 천주교 평신도들도 박근혜 퇴진 시국선언에 동참할 예정"이라며 "종교계가 연대하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연말에 한 판을 만들어서 함께 외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태효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마치며 축도를 하고 있다.
▲ 축도하는 정태효 목사 정태효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마치며 축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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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평신도들을 향해 두 팔을 벌린 정태효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는 축도를 낭송했다.

"'너희는 이제는 빛이라, 소금이라' 명하신 뒤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무를 감당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퇴진까지 함께 단결하기로 한 평신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놀라우신 사랑이 영원 토록 함께 계실지어다. 아멘"

경찰 벽 앞에선 신도들 "우린 승리하리라"

한편, 시국기도회가 끝난 뒤 평신도들은 십자가와 플래카드를 앞세워 대한문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최성영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은 "행진은 기도회를 위장한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플래카드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함께 찬송가 '우리 승리하리라'를 부르며 경찰의 철수를 요구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평화롭게 행진하겠다", "추운데 빨리 가자"라고 외쳤다. 평신도들이 플래카드를 걷자 경찰은 길을 열었고 이들은 대한문까지 이동해 오후 9시경에 자진 해산했다.

평신도 대책위는 오는 16일 오후 7시 대한문 앞에서 2차 시국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또 성탄절인 25일에는 같은 곳에서 '성탄절 연합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태그:#박근혜 퇴진, #이명박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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