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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한 할아버지가  일정을마치고 돌아가는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고맙다...고맙다...고맙다..."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한 할아버지가 일정을마치고 돌아가는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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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송전탑 반대밀양 주민과 일정을마치고 돌아가는 희망버스 참가자가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또 올께요. 힘내세요"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송전탑 반대밀양 주민과 일정을마치고 돌아가는 희망버스 참가자가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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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데이. 더 힘내서 송전탑 꼭 막아 낼끼다. 희망버스가 희망을 주었다 아이가. 또 온나."
"잘 계세요. 이제 돌아갑니다. 밀양에 다시 꼭 오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밀양이기 때문입니다."

1일 점심 무렵,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송전탑 반대 할머니·할아버지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포옹하거나 손을 붙잡고 나눈 대화다.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주민들은 고마움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밀양 주민들에게 "우리가 밀양이다"는 이름이 붙은 손수건을 목에 걸어주기도 했다. 이때 많은 참가자들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눈물을 보였다.

한 참가자는 "우리는 오늘 밀양 주민들이 흘린 눈물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송전탑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크고 강한 희망버스가 되어 다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의 '밀양 희망버스' 일정이 모두 끝났다. 11월 30일 서울을 포함해 전국 26곳에서 출발한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하룻밤을 밀양에서 보낸 뒤 보라마을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고 각자의 삶터로 돌아갔다.

보라마을은 2012년 1월 고 이치우(당시 74살)씨가 송전탑 공사 중단을 외치며 분신했던 곳이다. 보라마을 인근에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02번 송전탑이 세워질 예정인데, 이곳에 '송전탑 반대 상징탑'이 세워졌다.

밀양 희망버스 버스 참가자들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 세운 송전탑 건설 반대 상징탑.
▲ 밀양 보라마을에 세워진 '희망탑' 밀양 희망버스 버스 참가자들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 세운 송전탑 건설 반대 상징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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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과 이를 지지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희망버스 둘쨋날 문화제를 열고 참가자들이 직접만든 '우리모두가 밀양의 친구들'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 '우리 모두가 밀양의 친구' 밀양송전탑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과 이를 지지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희망버스 둘쨋날 문화제를 열고 참가자들이 직접만든 '우리모두가 밀양의 친구들'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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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참가자와 미술작가들은 지난 11월 28일부터 이곳에 내려와 작업했다. 베일러(비닐로 감싸 만든 건초 뭉치) 45개를 이용해 '밀양의 얼굴들'을 그린 뒤 쌓아 6층짜리 상징조형물을 세웠다. 탑 꼭대기에는 '밀양 765kV OUT'이라는 깃발이 꽂혀 있다.

고 이치우씨 동생을 비롯한 유가족들도 송전탑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고 이치우 부인(75)은 이날 오전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모여있던 보라마을 회관을 찾아 "어떻게 해서든 송전탑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시 밀양에 올 것이다... 주민들과 자매결연 연대 지속"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다시 밀양에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들은 돌아가서도 밀양 송전탑의 부당성을 알리고, 송전탑 반대 밀양 주민들과 자매결연을 해 지속적인 연대를 하기로 했다.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 일동'은 이날 "우리는 밀양임을 확인했습니다"는 제목의 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밀양은 76만 5000볼트의 송전탑이 아니라 희망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밀양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공사를 '강행'할 명분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이미 알았고, 아니 이 곳 밀양에는 76만 5000볼트나 되는 전기가, 송전탑이, 채워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전과 경찰은,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이 아름다운 밀양을 파헤치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가둬두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밀양 희망버스를 탄 것이며, 그래서 공사 현장에 오른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 희망버스 버스 참가자들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희망버스 둘쨋날 문화제를 열고 송전탑건설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 밀양 희망버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밀양 희망버스 버스 참가자들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1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희망버스 둘쨋날 문화제를 열고 송전탑건설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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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의 비난에 대해, 이들은 "누군가는 우리를 절망이라 부르고, 우리가 부딪히고 다치고 연행되고 비난받기를 바란다는 것을 예상했다"며 "한전과 한전을 비호하는 경찰은 또다시 우리보다 몇 배의 인원과 몇 배의 물량을 동원해 우리를 가로막을 것임을 예상했고, 그래서 우리는 다짐했으며, 비폭력, 비타협의 원칙을 기어코 지키리라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 언론과 한전은 언제나 우리가 소수라고 말했고 우리가 외면 받는다고 말해왔고, 경찰은 철두철미하게 밀양으로 들어가는 길도 나가는 길도 차단해 왔지만, 30일 우리는 밀양의 문을 열었다"며 "60여일을 고립되었던 밀양의 주민들은 저 멀리 제주도에서까지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전국에서 모인 밀양 희망버스 탑승객들과 만났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늘 이후로도 밀양의 얼굴들이고, 우리는 오늘 이 순간 이후로도 각자의 일터와 삶터 곳곳에서 밀양 송전탑의 부당성을 전 국민에게 알릴 것이며, 빈틈없이 알릴 것"이라며 "오늘 만난 밀양의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고 지속적인 연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지역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불평등한 전력 정책을, 국민을 위험으로 빠트리는 핵발전 정책을, 이 모든 잘못된 정책의 결과물인 밀양 송전탑 공사를 지금 바로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다시 올 것"이라며 "밀양은 혼자가 아니고, 우리 모두는 밀양이기 때문이고, 밀양을 다시 찾을 것이며, 우리는 밀양을 다시 되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태그:#밀양 희망버스, #밀양 송전탑, #보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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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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