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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보수언론이 뭐라든 관변 단체가 뭐라든 신경쓰지 마시고, 밀양 희망버스 많이 많이 오세요."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밀양 희망버스'를 환영하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9일 오전 밀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희망버스'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밀양 희망버스'는 전국 각지에서 2000~3000여명이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밀양을 찾아 송전탑 공사장·농성장 방문을 하고, 밀양역 광장에서 문화제를 연다. 밀양 희망버스에 대해 엄용수 밀양시장과 한국전력공사, 보수단체는 반대하고 있다.

"밀양 희망버스 환영한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9일 오전 밀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밀양에서 열리는 '희망버스'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9일 오전 밀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밀양에서 열리는 '희망버스'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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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765kV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 일동'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은 지금 온 마음으로 메마른 사막의 한줄기 샘물처럼 30일 밀양 희망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언론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 진입로에서는 지금도 매일처럼 경찰과 주민들의 대치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고통받고 있는 우리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30일 밀양을 찾는 희망버스의 식구들은 바로 내 아들, 딸, 며느리, 사위 같은 한 식구들이다"며 "자식 같은 노동자들이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철탑 위에서 농성할 때 우리가 찾아가서 위로해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철탑 위에서 내려온 노동자들이 다시 우리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밀양을 찾는다"며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서로 손을 잡는 일, 어려운 처지에 놓인 힘없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서로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보듬어주는 것은 인간사의 아름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민들은 "주민들은 1박2일 행사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지난 두 달 동안 우리가 고통스럽게 싸웠던 이야기를 전하고 하소연하고 이 젊은이들과 손을 잡고 함께 일어서고 싶을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밀양시와 관변단체 관계자들은 이 추운 겨울에 자기의 주말을 반납하고 자기 돈 들여 밀양으로 찾아오는 희망버스 식구들에게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며 "희망버스를 온 마음으로 뜨겁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책위, 한전 상대 감사원 국민감사청구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이날 감사원에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국민의 돈으로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공동체를 괴멸시키는 한전을 감사원 국민감사청구로써 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에게 한전은 지금까지 보상금을 중심으로 회유해왔다"며 "밀양 주민들은 이에 대하여 '보상은 필요없다, 그 돈 받으려고 지난 8년간 투쟁한 것 아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였고,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힘을 실어주었던 개별보상안에 대해서도 총 2962명의 경과지 실거주자, 토지 소유자, 상속대상자인 자녀들의 반대서명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문제를 보상으로 풀 수 없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진실이다"며 "그러나 한전은 이미 공사가 완료된 청도면 지역을 포함하여 대표성이 극히 의심스러운 자칭 주민대표들을 중심으로 송전선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주민들을 엮어세워서 다수의 근접 피해 주민들을 압박하는 비열한 술책을 써 왔다"고 강조했다.

한전이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12월 31일까지 현금 개별 보상을 거부하면 마을 자산으로 귀속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에 대해, 대책위는 "밀양 주민들을 향하여 실로 추악하기 이를 데 없는 협박을 하고 있다"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마을 주민들에게도 개별적으로 현금 보상을 해 주겠다면서 마을을 다시 극심한 분열로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은 300명의 감사청구인단을 모집하여 국책사업의 주민보상 관련하여 공동체의 극심한 분열과 주민들에 대한 회유성 협박성 보상금 수령 요청으로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린 한국전력의 행태를 감사원에 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엄용수 밀양시장 "밀양행 희망버스 제발 멈춰야 한다"

밀양에서는 희망버스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지난 28일 낸 자료를 통해 "희망버스 기획단이 진심으로 송전탑 건설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면 집회 계획을 취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희망버스'가 자칫 '갈등버스'로 비화될 수도 있고, 밀양행 희망버스를 제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엄 시장은 "한전과 해당 주민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보상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점차 지역사회도 대부분 평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시점에 극소수 반대 주민들의 분위기에 휩싸여 갑작스레 밀양으로 희망버스가 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밀양지역 사회봉사단체협의회와 '밀양 송전탑 갈등 해소를 위한 5개면 주민대표위원회'는 지난 2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외부단체 밀양방문 자제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큰 소동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마을별로도 협의가 진행 중인데도 외부불순세력들이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밀양으로 총집결해 지역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30일 대규보 대원들을 투입해 10여 곳에서 교통통제하기로 했고, 한전은 700명을 투입해 안전유지팀을 배치하기로 했다. 10월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던 한전은 11월 말 현재 1곳에서 철탑 조립을 마쳤으며, 16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밀양 4개면에는 모두 52기의 철탑이 들어선다.


태그:#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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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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