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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전투도>
 <도산전투도>
ⓒ 울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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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울산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도심 시내버스 환승 장소로 유명한 울산 중구 학성동에 있는 '학성공원'의 공식명칭은 '울산 왜성'이다.  

울산 문화재자료 제7호인 이성은 정유재란 때인 1597년(선조 30년) 10월부터 왜적장 가토오 기요마사가 왜군 1만6000명을 동원해 40여 일 만에 인근 울산읍성과 병영성의 돌을 헐어다가 급하게 쌓은 일본식 성이다.

산꼭대기는 해발 50m 남짓한 이곳은 한편으론 '도산성'으로도 불린다. 도산성에서는 1957년 12월 23일부터 이듬해 1월 4일까지와 1598년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조·명연합군과 왜군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의 전투로 조선, 명, 왜군 모두 엄청난 사상자를 냈는데 이 도산전투를 왜군의 시각에서 생생하게 그린 <도산전투도>가 전해져 오는데, 당시 전투에 참여한 일본인들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기록한 그림으로 각각 6폭씩 3점의 병풍에 전투의 전개 과정을 그린 기록화다.

울산박물관은 11월 26일부터 12월 22일까지 27일간 '1597년 겨울, 치열한 전쟁 기록 - 도산 전투도' 특별전을 개최한다.

일본인 시각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비교적 사실적 정황

<도산전투도>는 울산에서 그 해 겨울에서 치열하게 벌어진 1차 전투를 그린 것으로, 당시 전투에 참여한 일본 사가번주인 나베시마 나오시게가 구술한 것을 가신인 오오키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원본은 소실됐고, 17~18세기 무렵 제작된 모사본 3점 정도가 일본에 전해지고 있다. 그 중 나베시마보효회가 소장하고 있는 것 중 일부를 복제품으로 만들어 울산박물관과 도산성 인근 충의사에서 전시하고 있고, 이번에 울산에 오는 것은 일본에 보관 중인 사카모토 고로의 개인 소장본이다.

울산박물관은 "3점의 병풍 모두가 진품으로 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사카모토 고로의 개인 소장본은 나베시마보효회 소장본보다 표현이 섬세하고 사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울산박물관의 지속적인 관심에다 소장가 사카모토 고로씨와 20여 년간의 친분이 있던 북촌미술관 전윤수 관장의 도움이 더해져 마련됐다.

울산박물관에 따르면 <도산전투도> 첫 번째 병풍에는 전투 초기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도산성에 웅거한 왜군 진영으로 진격해 가는 장면을, 두 번째 병풍에는 방대한 규모의 조명연합군이 도산성을 포위하고 있는 장면을 그렸다. 세 번째 병풍에는 전세가 역전되어 조명연합군이 왜군의 지원군에게 밀려 긴박하게 후퇴하는 장면을 표현했다.

울산박물관은 "두 번째 병풍의 경우 고립된 왜군이 식수와 식량 부족으로 고초를 겪는 모습이 실감나게 표현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을 오르다 공격을 당하는 아군의 처참한 모습도 그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인의 시각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정황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묘사된 역사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 박물관 측 설명이다.

17~18세기 무렵 일본에서 제작된 <도산전투도> 모사본 중 나베시마보효회가 소장하고 있는 것(왼쪽) 과 이번에 울산에서 전시되는 사카모토 고로의 개인 소장본
 17~18세기 무렵 일본에서 제작된 <도산전투도> 모사본 중 나베시마보효회가 소장하고 있는 것(왼쪽) 과 이번에 울산에서 전시되는 사카모토 고로의 개인 소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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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헌에는 "우리 나라와 명나라 연합군은 1597년 12월 23일부터 1598년 1월 4일까지와 1598년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이 성을 공격했으나 빼앗지 못하였다. 그러나 왜적은 이 성에 갇히어 말의 피와 오줌을 마시며 겨우 겨우 버티었는데, 그 후 괴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후퇴 명령을 내리자 1598년(선조 31년) 11월 18일 성을 불태우고 본국으로 도망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울산박물관 김우림 관장은 "도산전투는 규모와 피해 면에서 진주성 싸움에 버금가는 임진왜란의 대표적인 혈전으로, 조선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에도 많은 기록으로 남겨져 있다"며 "도산전투도는 문자로만 기록된 도산성의 모습이나 전쟁의 장대한 규모, 처절한 전투 모습을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어 사료적 가치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화가 남아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일본에서 대여해와 짧은 기간 전시하게 되어 아쉽다"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임진왜란과 관련한 울산 지역사를 이해하는 전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그:#도산성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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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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