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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이 NLL을 버렸는데 무슨 딴소리냐는 뜻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친노 세력은 화근(禍根)을 키워가지 말고 차제에 노 전 대통령 발언을 딛고 올라서 NLL에 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야당을 위한 길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지난 6월 27일자 <조선일보> '親盧 '盧 NLL 포기 안 했다' 전에 회담록 꼼꼼히 읽으라' 제목 사설 마지막 부분이다. 지난 2월 검찰이 민주당으로부터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에 대해 "발언을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리하자 '"NLL 주장 않겠다"는 노 前 대통령 발언이 사실이었다니' 제목 사설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 앞에서 NLL을 사실상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걸 정부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는 뜻이다.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은 김정일과 대화하는 도중에 나온 것일 뿐 남북 간 공식 합의문에는 담겨있지 않기 때문에 이 발언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

또 6월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전격 공개하자 25일 '2007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민국 대통령은 있었나' 제목 사설에서 그 남북 정상회담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처지나 마찬가지였다. 그 자리에 진정한 '대한민국 대통령'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는 없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NLL를 포기'한 노무현 대통령을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15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노 대통령이 NLL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이 'NLL포기'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 대통령을 향해 '국군통수권자'는 없었다고 맹비난한 <조선>은 사설에서 어떻게 썼을까? 16일 '노 前 대통령 사람들, 정직하게 告白할 때가 됐다' 제목 사설에서 "여권 일각서 제기했던 'NLL 포기 발언을 감추기 위한 조작'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셈"이라라고했다.

노 대통령이 NLL를 포기했다고 주장한 것이 여권 일각이라니, 지난 1년 동안 새누리당은 똘똘뭉쳐, 시간만나면 노 대통령이 NLL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대선 기간 동안 얼마나 우려먹었나. 문재인 후보 패배 원인 중 하나가 NLL포기 논란이다. 당연히 <조선일보>다 맞장구친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나라 팔아 먹은 매국노로 만들어버린 새누리당이다. <조선일보>도 한몫했다. 여기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또 친노 세력 운운하며 물고 늘어졌다. 이어진 사설에서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이 왜 굳이 초본을 없애라고 지시했는지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감추고 싶은 것이 있어서 삭제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발표를 보면 노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국방장관 등이 볼 수 있도록 지시했다. 또 이지원에 올리라고 했다.

앞으로 회담을 책임질 총리, 경제부총리, 국방장관 등이 공유해야 할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등은 동석한 사람들이고 이미 가지고 있겠지요? 아니라면 역시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필요한 내용들을 대화록 그대로 나누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니까요(중략) 이 녹취록을 누가 책임지고 한 자, 한 자 정확하게 다듬고, 녹취록만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각주를 달아서 정확성, 완성도가 높은 대화록으로 정리하여 이지원에 올려 두시기 바랍니다. - <오마이뉴스> 노무현 "회의록 그대로 나눠줘야... 분위기 이해 필요"

노 대통령이 대화록을 숨기고 싶었다면 이런 지시를 할리가 없다. 사설은 "친노 사람들이 진작에 역사적 기록물인 정상회담 회의록을 기록관에 넘기지 않았다고 국민 앞에 고백했더라면 이렇게 온 나라가 한 해 동안 꼬박 이 일로 혼란을 겪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 사람들은 이제라도 국민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 사람들이 "집단적 거짓말"을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집단적 거짓말을 했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NLL를 포기했다고 입에 거품을 물었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 NLL포기 발언이 아니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한 사람은 누구인가. 국군통수권자는 없었다고 돌아가신 분을 비난한 신문이 어떤 신문인가. 국민 앞에서 사과할 사람과 신문은 새누리당과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노무현#NLL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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