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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는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제기한 긴급구제신청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 관심을 끈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뒤 한 차례 긴급구제를 기각했던 국가인권위가 이번에는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5일에 이어 16일에도 주민들이 제기한 긴급구제신청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 부산지역사무소 이광영 소장은 "주민들이 긴급구제를 신청해서 어제와 오늘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경찰과 한국전력공사, 주민의 3차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긴급구제신청 사건은 인권위 본부 소관으로, 원칙적으로는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긴급한 경우 현장에서 권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는 18일경 내부 논의를 거쳐 긴급구제요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10월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복면 경찰'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10월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복면 경찰'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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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5일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한전은 지난 13일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6번 철탑 공사에 들어가면서, 주민들이 공사장 부지에 설치해 놓은 천막 농성장을 철거했다.

또 주민들은 천막 인근에 황토방 농성장을 지어 놓았는데, 한전이 이를 봉쇄한 것이다. 이에 주민과 연대단체 활동가 3명이 이날부터 황토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서 노숙농성하고 있다.

대책위는 물·침낭 등 구호물품을 노숙농성자들한테 전달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막았고 나중에 국가인권위 관계자의 조정으로 물품을 보낼 수 있었다. 대책위는 15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에 "96번 현장에서 벌어진 한전과 경찰의 인권유린상황에 대해 긴급구제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한전과 경찰은 "농성장이 송전탑 공사장 부지에 있어 주민 안전 차원에서 조치를 한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한전이 지난 10월 2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뒤 주민들은 인권침해를 호소해 왔고, 대책위는 '주민들의 자유로운 출입'과 '음식·식수 반입' '비가림막 허용' '의료진 출입 허용'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었다.

당시 국가인권위는 긴급구제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10월 10일 열린 상임위 회의에 대책위에서 제기한 긴급구제요청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고, 밀양 송전탑 현장의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기로 했던 것이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 '불교인권상' 수상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계속해서 '인권상'을 받고 있다.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지원·한상범)와 불교인권상심사위원회(위원장 법산)는 '제19회 불교인권상'에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 조계사 대웅전 불교인권위원회 창립23주년 기념법회와 함께 열린다.

불교인권위는 "삶의 터전을 보전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다"며 "지구의 미래와 후손들의 생명을 위해 온몸을 불태우는 어르신들의 숭고한 뜻을 높이 사, 지난 10여 년 동안 국가와 한전의 횡포에 맞서 힘겨운 생존권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책위를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국내 각종 인권상을 잇따라 수상하고 있다.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사장 안승길)는 지난 6월 4일 '제9회 박종철인권상'을,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제2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을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한테 시상했다.

또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지난 10월 16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린 '제22회 민주시민상' 시상식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환경부문' 수상자로 시상했다.

한전, 14곳 송전탑 공사 계속... 84번 철탑 조립작업

한전은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전은 밀양 4개면에 총 52기의 철탑을 세우는데, 현재 14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현장은 밀양 단장면 고례리 84번 철탑 현장으로, 지난 13일부터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고 철탑 조립에 들어갔다.

철탑 1개를 조립하는 데 20여 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84번 철탑은 이달 말이나 12월 초에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철탑 높이는 100여 m, 무게는 200톤 정도다.


태그:#밀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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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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