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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제2의 긴급조치, 반 민주적 진보당 해산기도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제2의 긴급조치, 반 민주적 진보당 해산기도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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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5일 낮 12시 10분]

"박근혜 정권이 2013년판 유신독재를 공식선포하며 '긴급조치 제10호'를 발동했다."

헌정 사상 첫 '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받게 된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은 5일 이번 사태를 유신 정권의 긴급조치 부활로 규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사후 1980년 10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긴급조치가 33년 만에 '정당 해산심판 청구'로 되살아났단 얘기다.

특히 이정희 진보당 대표는 이날 오전 대방동 당사에서 열린 '긴급 내란음모조작 공안탄압분쇄 민주민생수호 투쟁본부 중앙회의'에서 정부의 '정당 해산심판 청구' 의결에 대해 "사상 유래 없는 정당해산이라는 사문화된 법조문을 들고 나와서 진보당을 제거하려고 하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신시대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해산시키고 긴급조치로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했던 어두운 과거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망령을 불러들여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정의를 난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무차별적인 종북공세와 내란음모 조작에 이어 진보당 해산시도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행동들은 정통성 없는 정권, 부정으로 잡은 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것임을 우리 국민들이 모를 리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것은 진보당에 대한 탄압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라며 "깨어있는 시민에 대한 전면전 선포다, 정권의 몰락은 필연적"이라고 경고했다.

진보당은 공식논평을 통해서도 "원내 제3당에 대한 유래없는 정치탄압, 있을 수 없는 해산청구소동에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야말로 명백한 반민주주의 폭거"라고 반발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모든 국민의 정치활동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을 전면 부정하는 행태"라며 "박 대통령은 각종 민생공약파기에 이어, 스스로 국민 앞에서 했던 헌법준수 취임서약마저 고작 8개월 만에 파기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는) 박근혜 정권의 파렴치하고 치졸한 정치보복"이라며 "내란음모조작사건에 이은 이번 해산심판청구 소동의 본질은 지난 대선 불법부정선거 의혹을 덮어보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당대표(당시 진보당 대선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각'을 부각시키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에 대해서도 진보당이 앞장서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이석기 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혐의 수사, 정당 해산심판 청구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14년 됐는데 갑자기 '위헌정당'이라니... 수도권에서도 8% 득표율 올린 정당"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이 5일 정당해산 심판청구안 국무회의 통과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이 5일 정당해산 심판청구안 국무회의 통과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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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도 이어졌다.

홍 대변인은 "통합진보당은 14년 된 정당"이라며 "14년 동안 우리나라 헌법이 개정된 일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즉, 14년 동안 국민의 선택을 받고 존속한 정당을 갑자기 위헌정당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우리 당은) 2000년 민주노동당으로 창당돼 2011년 통합진보당으로 확대됐다, 그렇다면 지난 14년 간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진보당이 위헌정당임을 알면서도 직무를 유기한 것인가"라며 "어제, 오늘 생긴 정당도 아닌데 갑자기 위헌정당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야말로 이번 사태가 정치보복, 정치공작에 다름 아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이 현재 유럽 순방 중임을 꼬집으며 "원내 제3당에 대한 정당해산안건을 논의하는데 대통령이 자리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자신이 불과 엿새 전 열린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8.16% 득표율을 기록한 점을 거론하면서 "수도권에서 8% 지지율을 받는 정당의 해산을 청구하는데 대통령이 없다는데 국민들이 얼마나 어이없게 볼 것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새누리당이 정당 해산심판 청구 결과 전 진보당의 의원활동 등을 정지하는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중플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입만 열면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얘기하면서 진보당 (내란음모 혐의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판결이 끝나기도 전에 정치적 판단을 하려고 한다"면서 "이런 이중적 잣대 역시 헌법 정신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황 장관이 이날 '정당 해산심판 청구' 관련 브리핑 중 진보당을 가리켜 "당의 강령 등 정당의 설립목적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진보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의원단 및 당 지도부, 당원들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한 대국민성명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대응을 시작한다. 또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중앙위원-전국지역위원장 비상연석회의와 정당연설회를 연달아 열 계획이다.


태그:#이정희, #통합진보당, #박근혜, #정당해산심판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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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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