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울산지역 일간지 <울산신문>이 21일 보도한 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 기사. 지난달 <UBC울산방송>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후보에서 빠져 있다
울산지역 일간지 <울산신문>이 21일 보도한 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 기사.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후보에서 빠져 있다 ⓒ 지역신문 갈무리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언론 여론조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지역의 한 언론사가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후보가 10월 또 다른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후보에서 조차 배제된 것.

울산광역시는 인구 117만명에 연간 예산만 2조7천억 원이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즐비하고 국내 최대 공단이 들어서 있어 수출 전국 1위, GRDP(지역내 총생산) 전국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도시다. 부산과 대구를 능가할 정도의 위상을 가진 울산 시장이 중요한 자리임은 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

역대 울산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60%대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것에서 보듯, 이 지역은 '새누리당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성향이 강하다. 새누리당 후보 공천의 요건이 되는 여론조사의 의미가 큰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1위 달리던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10월 여론조사에서는 후보에서 조차 배제

 9월 27일자 <부산일보>에 보도된 울산시장 여론조사 관련 기사.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포함돼 있다.
9월 27일자 <부산일보>에 보도된 울산시장 여론조사 관련 기사.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포함돼 있다. ⓒ 언론 갈무리

울산지역 일간지 <울산신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서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 울산시민 2000명(구군별 인구비례)을 대상으로 임의걸기(RDD) 전화 면접 방법을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1일 이 신문의 톱 기사로 보도된 내용은 새누리당의 울산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의에서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3명의 예비후보 중 강길부 국회의원(22.8%), 김두겸 남구청장(19.5%), 정갑윤 국회의원(18.4%) 순으로 나타났다(오차범위 ±2.5%p). 기타후보는 3.3%, 부동층은 36.0%였다.

야권의 울산시장 후보 적임자로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 위원장(16.7%), 조승수 전 국회의원(8.0%), 이상범 전 북구청장(7.2%), 심규명 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6.2%), 김진영 울산시의원(5.2%), 김진석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위원장(5.1%),  이영순 전 국회의원(1.6%) 순이었다. 부동층이 47.4%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 발견된다. 지난달 언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김기현(54)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후보에서 조차 배제된 것.

앞서 <UBC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조사해 9월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선호도는 김기현 의원(18.9%), 강길부 의원(16.4%), 정갑윤 의원(13.3%), 김두겸 남구청장 (10.8%) 순으로 나왔다. 이외 윤두환 전 의원은 4.1%, 무응답은 35.9%로 집계됐다.

야권 후보 선호도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21.7%), 조승수 전 의원(11.6%), 심규명 민주당 시당위원장(8.9%), 이상범 전 북구청장(6.6%), 김진석 통합진보당 시당위원장(4.1%), 이영순 전 의원(2.3)%, 김진영 정의당 추진위원장(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42.2%였다.

이 여론조사는 19세 이상 울산시민 2035명을 대상으로 8월 23일부터 이틀간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조사를 병행 실시했으며,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2.2%P였다.

앞서 8월 27일 발표된 <국제신문>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시장후보 지지도에서 정갑윤 의원이 16.3%, 강길부 의원 15.9%, 김기현 의원 15.3%, 김두겸 남구청장 14.0%로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두환 전 의원은 4.3%에 그쳤으며 응답 비율은 34.2%를 보였다.

9월 27일자 <부산일보> 역시 "새누리당 울산시장 경선 후보로는 김기현 정책위의장과 강길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정갑윤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 3명과 김두겸 남구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지난 9월 U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김기현(18.9%), 강길부(16.4%), 정갑윤(13.3%), 김두겸(10.8%) 순으로 지지도가 나왔다"고 인용 보도했다.

<부산일보>는 이어 "김기현 의원은 집권당의 정책 총괄 책임자, 강길부 의원은 국가예산 확보에 능한 정책전문가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친박(박근혜)계 중진인 정갑윤 의원은 조직관리에 뛰어나고, 김두겸 남구청장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두루 친한 친화력이 장점이다. 이들 중 강 의원과 정 의원간 신경전이 특히 치열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 "여론조사 후보 배제, 이상하지만 문제 삼지 않겠다"

이같이 특정 후보를 배제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지역 정가에서는 새누리당 내에서 울산시장 공천을 앞두고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의 선거구가 울산 남구 을로, 김두겸 남구청장 선거구와 겹쳐진다는 점, 현 박맹우 울산시장의 지지층을 잡기 위한 각 후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 등이 미묘하게 섞여 있는 것.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해당 언론사인 <울산신문> 김아무개 편집부장은 "(우리 신문에서 판단하기에) 굳이 나오지 않는 후보(김기현)를 조사 대상에 넣을 필요가 있느냐"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의적인 특정 후보 배제를 일축했다.

여론조사 후보에서 빠진 김기현 의원은 21일, 전화통화를 통해 "내가 울산시장 선거 여론조사 후보에서 빠진 것이 좀 이상하기는 하다"면서도 "후보를 넣고 안 넣고는 언론사 마음 아니겠나, 별 다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내년 울산시장 출마여부는 유보적이며 상황에 따라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울산시장 선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