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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동물의 식용을 허용하는 시리아 이슬람의 율법 해석을 보도하는 영국 BBC방송 갈무리
 금기 동물의 식용을 허용하는 시리아 이슬람의 율법 해석을 보도하는 영국 BBC방송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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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가 죽은 자를 먹길 바라는가?"

'이드 알 아드하'는 전 세계 이슬람 최대의 명절이다. 아브라함이 알라의 뜻에 따라 아들 대신 염소를 바치라고 한 전설에서 유래된 것으로 모든 신도가 가장 깨끗하고 좋은 옷을 입으며 양, 염소, 낙타 등의 고기를 나눠 먹는다.

그러나 시리아는 아니다. 3년 가까이 계속되는 기나긴 내전 속에서 쏟아진 수많은 난민이 먹을 것이 부족하여 목숨을 잃고 있다. 결국 굶주림 앞에서는 종교의 뜻도 소용없었다.

BBC,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이슬람 성직자 대표단은 16일(한국시각) 굶주림에 시달리는 난민들에게 이슬람이 금기로 여기는 고양이, 개, 당나귀의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파트와(율법 해석)'를 내렸다.

시리아 이슬람 대표단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이와 같은 파트와를 발표했다. 이슬람은 고양이, 개, 당나귀 등과 사자,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을 율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내전으로 인해 식량 가격이 치솟은 반면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점령 지역으로 가는 식량과 구호품 배급을 차단하면서 배고픔으로 사망하는 난민이 늘어나고 있다.

크리스토퍼 스톡스 '국경없는 의사회' 사무총장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작업을 하고 있는 유엔 조사단은 자유롭게 출입하는 반면, 식량을 전달하려는 구호 단체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이슬람 대표단의 한 성직자는 동영상에서 "당신은 우리와 아이들이 그냥 굶어 죽도록 내버려둘 수 있는가"라며 "우리가 단지 살기 위해서 산 자가 죽은 자를 먹길 바라느냐"고 반문하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태그:#시리아 내전, #이슬람 율법, #이드 알 아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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