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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낮 12시쯤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 길목에서 밀양 어르신들과 울산지역 활동가들이 '울산한살림'에서 준비한 밥과 우거지국, 김치로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 배달을 자처한 노동당 울산시당 권진희 위원장((오른쪽)이 배식을 하고 있다
9일 낮 12시쯤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 길목에서 밀양 어르신들과 울산지역 활동가들이 '울산한살림'에서 준비한 밥과 우거지국, 김치로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 배달을 자처한 노동당 울산시당 권진희 위원장((오른쪽)이 배식을 하고 있다 ⓒ 정대준

경남 밀양에 76만5000볼트의 초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공사가 강행되면서 지역 어르신들이 결사 투쟁으로 공사 저지에 나선 가운데 인근 도시 울산의 야당과 노동계, 시민단체회원들의 밀양 어르신 돕기가 이어지고 있다.

밀양 송전탑은 울산에서 건설된 신고리원전 3호기에서 나오는 초고압 전기가 공급된다.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신고리 원전 3호기 건설을 반대해 왔지만 원전건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울산 주민들의 밀양 어른신들에 대한 마음은 더 각별하다.

현재 밀양에는 10여 명의 울산 지역 환경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줄곧 상주하거나 틈틈이 시간을 내 농성에 결합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밀양에 가지 못하는 야당과 단체는 식사와 물품 지원 등으로 어르신들 돕기에 동참하고 있다.

울산 주민들은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공권력이 투입된 지난 1일부터 SNS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현장의 상황을 전하는 한편, 식사와 물품 지원 정보를 교환하면서 물량과 일정을 조정했다. 밥이 한꺼번에 오는 것보다 매 끼니마다 오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밀양 현장에서 어른신들 옆에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울산지역 활동가 김금일씨는 9일 "밀양 할매들이 우리를 만나면 '언제 갈끼고'라고 묻고, 헤어질 때는 '언제 또 올끼고'라고 물으신다"며 "이 인사말에 담긴 뜻은 '칠팔십이 넘은 우리 노인들이 뭔 힘이 있노, 우째 전 건장한 한전과 경찰을 당하겠노, 느그들이 같이 해줘야 된데이'라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주민들, 밀양 어르신 위해 식사, 물품 지원 이어가

태풍이 지나간 9일에는 울산한살림에서 밀양어르신들과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을 위해 5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노동당 울산시당 권진희 위원장 등 당직자들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릇과 국을 데우는 연료, 생수 등을 준비해 식사 배달을 자처했다. 노동당 당직자들은 현재 밀양 어른신들과 함께 농성에 합류했다.

또 이날 울산대 민교협 김연민 교수는 밀양 농성장의 찢어진 비닐천막 보강을 위해 테이프와 자재 등을 준비해 밀양으로 달려갔다. 현대차노조 내 현장조직인 '소통과 연대' 주용관 의장 등 노동자들이 농성장 바닥재와 송전탑 반대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제작해 9일 오후 늦게 밀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민주당 울산시당은 며칠 전 밀양어르신들을 위한 핫팩을 전달한 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여성위원회가 어른신들을 위해 쇠고기 국밥 50인분과 과일, 물품 등을 준비해 밀양으로 갈 계획이다.

이외 밀양 공사장 현장에 있는 울산주민들은 카카오톡 단체채팅으로 그때마다 필요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고, 이를 본 각 단체들이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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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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