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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기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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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23일 민주당의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향후 전개될 여야 대치국면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사실상 전면 원내 복귀를 선언했지만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를 설치해 '원내 투쟁'에 무게를 싣고 장외투쟁 역시 계속 진행키로 한 것에 대해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의 '수명'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새누리 "민주당과 북한, '쌍끌이 발목잡기'") 향후 민주당이 법안·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여권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는 선진화법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정보원 개혁안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외압설, 세법 개정안, 공약 파기 논란을 빚은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 등 각종 민감한 현안들이 즐비한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여야 대치 국면은 정기국회 정상화 이후에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선진화법 악용한다면 그 수명 길지 않을 것"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늦었지만 민주당이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하기로 한 건 참으로 다행"이라며 "빠르면 오늘 오후에라도 당장 여야 원내지도부 간 협상을 시작해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전년도 결산 및 예산안 심사 등 의사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어 "민주당의 원내외 병행투쟁 강화 결정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민주당은) 국회 선진화법을 들며 '정부·여당이 원하는 대로 법안이 통과되는 건 단 한 가지도 없을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것이 선진화법을 악용하려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며 "그런 식으로 악용한다면 선진화법은 식물국회법으로 비난받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수명도 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소속의원들에게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며 독려했다. 그는 "국회는 정책과 법안의 내용을 갖고 건설적인 비판과 합리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정책대결의 장이 돼야 한다, 야당이 슈퍼갑 행세를 하며 닥치는대로 반대하며 민생처리 법안을 막으면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의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 설치에 대응할 '원내 정기국회 상황실' 설치 의사도 밝혔다.

그는 "상임위별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면서 야당이 발목을 잡으려고 하면 이를 돌파하려는 단호한 결의를 의원들이 보여줘야 한다"면서 "원내에서도 정기국회 상황실을 설치해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법안에 대한 홍보와 대국민 설득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야당이 법안처리를 협박도구로 삼는다면 국민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민생법안 등의 취지와 내용을 잘 알려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대폭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생법안과 관계없는 지역구 활동이나 해외 활동도 가급적 자제하기 바란다", "야당은 서울광장에 천막을 쳤듯이 원내에도 24시간 비상체제를 갖추겠다고 하는데 새누리당 의원들도 그런 결의로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태흠 "민주당, 전국 순회 투쟁 '쓰리 잡' 버리고 정기국회 전념하라"

한편, 새누리당의 '입'들은 민주당의 장외투쟁 병행 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장외투쟁에 쓸 힘과 시간을 모두 국회 의정활동에만 쏟아도 모자랄 시간"이라며 "추석 연휴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는 여야가 정치 공세를 접고 국회에서 상임위 활동과 정책 경쟁을 통해 민생국회를 만들어야 할 때다, 민주당이 다시 한 번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시길 촉구한다"며 장외투쟁 철회를 요구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국회 복귀 일성으로 원내투쟁 강화, 대통령을 향해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겠다'고 선언한 것은 의회정치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위험천만한 행태"라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그는 "국회는 반대만을 위한 반대, 발목잡기로 투쟁하는 장소가 아니라 국정현안과 민생을 논의하는 민의의 전당이다"면서 "추석민심에서 확인됐듯, 국민들의 명령은 민주당이 '키메라(머리는 사자, 가슴은 양, 꼬리는 뱀)'와 같은 모습을 버리고 '의회정치' 본연에 충실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시민단체 역할의 '투 잡(Two job)', 전국 순회투어를 하겠다는 '쓰리 잡(Three job)'을 버리고 정기국회에 전념하는 것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유념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