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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부터 12일까지 학생 한 명과 인솔 교수 두 명이 이키시마 섬과 규슈 중부 지역을 사전 방문하고,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학생 9명과 인솔 교수 세 명이 규슈 중부 지역과 아마미오시마 섬을 찾아서 민속 답사여행을 했습니다. 이 두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일들을 '규슈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했습니다. - 기자 말

  남쪽에서 본 아마미오시마 섬 북쪽 끝입니다. 한 가운데 가사리사키(笠利崎) 등대가 있습니다.
 남쪽에서 본 아마미오시마 섬 북쪽 끝입니다. 한 가운데 가사리사키(笠利崎) 등대가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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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오시마 섬에 다녀왔습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은 규슈와 오키나와 섬 사이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섬 둘레는 460㎞, 넓이는 712㎢입니다. 섬은 리아시스식 해안으로 해안선의 기폭이 심합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을 중심으로 섬 동북쪽 26㎞ 지점에 기카이시마(喜界島, 56.93㎢) 섬이 있고, 남쪽에 가케로마지마(加計呂麻島)섬, 요로시마(與路島)섬, 남쪽으로 좀 떨어져 도쿠노지마(德之島)섬이 있습니다.

아마미오시마섬은 동쪽으로 기울어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 한 가운데로 국도 58호 선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 길은 대략 50㎞쯤입니다. 국도 58호선은 가고시마시에서 시작하여 다네가시마(種子島)섬,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섬 등을 지나서 오키나와 섬 나하시까지 이어집니다. 길이는 모두 857㎞ 인데 땅으로 256㎞, 바다위로 600여 ㎞입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은 남쪽에 높은 산들이 있고, 북쪽은 비교적 낮은 산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남쪽에서 가장 높은 산은 유완다케(湯灣岳, 해발 712m)산, 유이다케(油井岳, 해발 694m)산, 가네가와다케(金川岳, 해발 484m)산 등이 있습니다. 이 남쪽 산 기슭에 인공댐이 있어서 상수원과 수력발전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소나무 제선충으로 단풍이 든 것처럼 소나무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소나무 제선충으로 단풍이 든 것처럼 소나무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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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오시마 섬에 살고 있는 인구는 6만 명 정도입니다. 이곳은 일본 다른 곳에 비교하여 절이나 신사가 적습니다. 오히려 무속 신앙인 노로 무당이 많고, 가톨릭 신자 비중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업이나 사탕수수 제배와 가공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일부 오시마츠므기(大島紬)라고 하는 천에 물감을 들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동쪽 강어귀에는 망글로브 자생지, 북쪽에 소철 자생지, 야자 자생지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아열대 식물로 일찍부터 이곳에서 자란 것들입니다. 숲은 비교적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이 섞여있습니다. 최근 소나무 제선충이 기세를 떨치고 있어서 많은 소나무가 단풍이 든 것처럼 말라가고 있습니다. 

아마미오시마섬 숲에는 하브라고 하는 독사가 살고 있습니다. 이 뱀에 물리면 심한 고통을 느끼고, 치사율이 25%나 됩니다. 그래서 이 뱀을 없애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최근 시청이나 구청 등에서 이 뱀을 잡아오면 한 마리에 4000엔 씩 돈을 받습니다. 해마다 2000만 엔 정도 예산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하브 독사 박제입니다. 보통 길이는 1.5 m입니다. 오래된 것은 1.7 m 도 있습니다.
 하브 독사 박제입니다. 보통 길이는 1.5 m입니다. 오래된 것은 1.7 m 도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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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 독사는 장마나 태풍 등이 영향으로 잡히는 수가 다르지만 평균 한 해 1만 마리 정도가 잡힌다고 합니다. 어느 해인가 한 사람이 하루 20마리를 잡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잡은 일부 뱀을 이용하여 혈청을 만들거나 의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버립니다.

하브 독사는 산 채로 잡아서 주머니에 담아가고 가야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죽은 뱀은 값이 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동차 트렁크에 뱀을 잡는 장대와 주머니를 가지고 다닌다고 합니다. 간혹 먹이를 찾아서 길을 건너는 뱀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잡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마미오시마시 시청이나 보건소에서는 늘 하브 독사에 대한 주의 사항이나 혈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병원이 먼 곳에서는 가까운 학교나 파출소에서도 뱀에 물린 독을 흡수하는 약품을 주고 있습니다. 작년 이곳에서 독사에 물린 사람은 54명이었는데 5월이 15명으로 가장 많고, 1월에도 한 명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곳은 1월 최저 기온이 섭씨 10도이기 때문에 양지 바른 곳에서 뱀이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리아시스식 해안 모습입니다. 이곳 북쪽 바닷가에는 거북이나 상어가 오기도 합니다.
 리아시스식 해안 모습입니다. 이곳 북쪽 바닷가에는 거북이나 상어가 오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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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마미오시마 섬에는 하브 독사가 10만 마리 이상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1979년 하브 독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인도 원산 망구스를 30마리 수입해서 풀어놓았습니다. 망구스는 인도에서도 코브라에 물려도 죽지 않고, 코브라 뱀이나 쥐 등을 잡아먹는 다고 해서 풀어놨다고 합니다.

그러나 망구스가 하브 독사보다는 오래전부터 이 섬에서 자라온 귀중한 야생동물이나 새들을 잡아먹어서 큰 피해를 주고 있고 지금은 번식하여 1만 마리 이상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요즘은 이것을 잡아오면 돈을 주고 구입합니다. 일본 환경부에서는 2022년을 목표로 망구스 근절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에는 섬이라는 고유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독특한 생명체들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람들의 간섭으로 생태계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섬에만 있는 여러 고유 종 가운데 유명한 것은 귀가 작은 검은 토끼입니다. 원래 토끼는 귀가 길고 크지만 이곳 검은 토끼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귀가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망구스 때문에 검은 토끼가 줄어들고 있다고 추정했었는데 최근 망구스 구제로 검은 고양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의 고유종인 검은 토끼입니다. 귀가 작습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의 고유종인 검은 토끼입니다. 귀가 작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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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아마미오시마 섬, #하브 독사, #검은 토끼,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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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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