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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제안, 숙고하는 김한길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6일 국회를 방문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방문 결과에 대한 보고를 한 뒤 여야 대표가 포함된 3자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12일 오후 박 대통령의 국회방문 및 여야 대표 3자회담을 제안한 시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중이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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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오후 6시 03분]
"회담 형식과 일시 통보...대화 상대 존중 안 해"

민주당은 청와대의 3자 회동 제안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청와대의 갑작스러운 회동 제안을 비판하면서 청와대의 의도와 의제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자 회동 형식에는 거부감이 없지만, 국정원 개혁이 주 의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의제의 사전 조율은 어렵다는 입장인 탓에, 추석 전 3자 회동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관영 대변인은 "오늘 정오경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병헌 원내대표에게 전화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과의 회담 형식과 일시를 통보했다"면서 "이에 대해 전 원내대표는 '양측이 최소한의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발표하면 상황이 꼬일 수 있다'고 했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은 나는 '윗분의 말씀을 전할 뿐 다른 말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기춘 비서실장이 통보한 내용과 그에 이은 청와대의 일방적인 발표는 대화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생략한 것으로서 제안의 진정성을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엄중한 현재의 정국을 여야 영수 간의 진지한 회담을 통해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과도 간극이 있는 태도다"라고 비판했다.

김관영 대변인은 "청와대의 오늘 제안에 대해 정확한 의도와 논의될 의제 등을 추가적으로 확인한 후에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국정원 개혁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 방안이 회담의 주 의제가 돼야 함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 개혁이 주 의제가 된다면 3자 회담을 받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민병두 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청와대 쪽에서 사전 의제 조율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서 논의 진전이 안 되고 있다"면서 "당청 쪽으로 계속 얘기 중인데 '우리는 사전 의제를 조율할 권한이 없다'는 식이다,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대표 쪽 핵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의제도 문제다, 아무거나 자유롭게 얘기하자는 것인데 의제를 특정지어서 좁혀야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아무거나 늘어놓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회담이 생산적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3자 회담 주체인) 김한길 대표 쪽에는 (청와대의) 연락이 안 왔다"면서 "국회를 정상화하자면서 웃기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1신 재보강 : 12일 오후 4시 20분]
청와대, 대통령-여야 대표 3자회동 수용

청와대가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새누리당)·김한길(민주당) 대표의 3자 회담을 제안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3자 회담 제안을 발표했다. 이 수석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베트남 순방은 거의 살인적인 일정으로 대통령은 잠도 몇 시간 못 주무시면서 강행군을 했다"며 "이번 순방의 결과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하셔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을 만나 상의하면서 국익에 반영되도록 하고자 만남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그 이후 연이어 여야 대표 3자회동을 통해 국정 전반의 문제와 현재의 문제점 등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화에 임하고자 한다"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익을 위해 정파 등 모든 것을 떠나 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또 "이번 3자 회담을 통해서 국정 전반에 관해 여야가 하고 싶은 모든 문제와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서 기존에 국민들이 가지고 계신 의구심과 정치권의 의구심을 털고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야당도 회담에 응해 주셔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발 물러난 청와대... 의제에 국정원 문제 포함될 듯

청와대는 회담 의제에 국정원 개혁 문제 등을 포함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민생 이슈만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정현 수석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서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없다고 본다"며 "국정 전반에 대해서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국민들의 의구심을 털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은 국사"라며 "어디까지나 국사는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제안에 새누리당은 적극 환영의 뜻을 밝히며 민주당을 향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갈등을 종식 시키고 민생에 집중할 의지가 있다면 민주당이 회담 성사라는 결과로 화답할 때"라며 "민주당은 길거리 투쟁 정치에 몰입하지 말고 국회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의 '3자 회담' 제안 직후 "대승적 차원에서 민주당이 (제안을) 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전하며 "청와대가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해 3자회담을 하자고 했으니 협조해주길 바란다, 한가위에 국민에게 국회 정상화라는 선물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안에 민주당, 수용 여부 논의... 회담 성사 급물살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는 이같은 뜻을 황우여 대표는 물론 김한길 대표 쪽에도 전했다. 김한길 대표는 최원식 전략기획본부장과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등과 함께 청와대 제안 수용 여부를 두고 논의를 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전 7시 최경환(새누리당)·전병헌(민주당) 원내대표는 조찬 회동을 통해 '추석 전 국회 정상화'라는 큰 틀에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국회정상화 전제 조건으로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최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답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대치 정국을 풀기 위해 민주당은 지난달 3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의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같은 달 8일 청와대가 여야 원내대표까지 포함하는 5자회담을 역제한해, 논의가 틀어진 바 있다. 이후 새누리당은 3자 회동이라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지만, 청와대는 민생 논의를 위한 5자회담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 간 양자 회담 후 5자회담이라는 수정 제안을 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면서 줄다리기가 계속 돼 왔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끝난 후 청와대가 한 발 물러나 3자 회담 카드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정국 정상화를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은 이르면 오는 1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