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깜짝쇼는 없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공개했다. 매년 한 가지 제품만 내놓던 고집을 꺾고 지문인식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급 아이폰5S와 함께 중저가 제품인 아이폰5C도 발표했다.
아이폰5C은 C가 'China(중국)'를 상징한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중국 등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실제 새 아이폰 1차 출시국에 중국이 처음 포함됐다. 이미 삼성, LG, 팬택,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프리미엄급 외에 다양한 중저가 제품군으로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데 따른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의 다양한 디자인 취향을 감안해 블랙(그레이), 화이트(실버) 2가지 색에 골드를 추가하고, 아이폰터치에 이어 5가지 컬러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미 다양한 화면 크기와 제품들에 익숙한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막상 소비자 입장에선 성능이나 가격면에서 두 제품의 차이를 크게 못 느낄 수도 있다.
'5색' 아이폰5C로 중저가-젊은층 겨냥
별다른 '뉴스'가 없었던 이번 발표에서 그나마 눈길을 끄는 건 아이폰5S의 지문인식기능이다. 아이폰5S는 아이폰5와 외형은 비슷하지만 홈버튼에 지문인식센서 '터치 아이디'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의 지문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고 앱스토어 결제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이 국내에서 모바일뱅킹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메라 기능도 좀 더 향상됐다. 800만 화소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2종류 플래시를 처음 적용했고 흔들림 보정 기능, 연사 촬영, 슬로모션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CPU(중앙처리장치)는 기존 32비트 A6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2배 향상된 64비트 A7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피트니스 프로그램 등을 위해 움직임 측정 기능을 보강할 M7 프로세서도 추가됐다.
외형 면에선 기존 블랙, 실버에서 실버, 그레이, 골드 3종류로 늘었고 가죽 재질의 케이스도 함께 발표했다. 저장용량은 이번에도 128GB가 빠져 16GB, 32GB, 64GB 3종류에 그쳤다.
아이폰5C는 금속성 대신 플라스틱 몸체를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아이폰5와 성능이 비슷하다. 핑크, 옐로우, 블루, 그린, 화이트 등 5가지 색상이고 메모리는 16GB, 32GB 2종류다. 아이폰5와 같은 A6칩을 사용했지만 크기는 약간 커졌고 무게(132g)와 두께(8.97mm)도 더 나간다. CPU와 외관, 지문인식센서, 카메라 성능 등을 뺀 나머지 성능은 아이폰5S와 큰 차이가 없다. 디스플레이도 1136x640 해상도의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사용했다.
아이포토 등 무료화... 20일 1차 출시국에 한국 빠져
애플은 아이폰5C 가격을 아이폰5S에 비해 100달러(약 11만 원) 정도 싸게 책정했다. 아이폰5S 미국 통신사 2년 약정 기준 199달러(16GB), 299달러(32GB), 399달러(64GB)에, 아이폰5C는 각각 99달러(16GB), 199달러(32GB)에 판매한다. 대신 아이폰5 판매를 중단하고 아이폰4S 8GB 모델만 저가 제품(2년 약정시 무료)으로 계속 판매한다.
또 앞으로 판매되는 새 아이폰부터는 4.99~9.99달러짜리 아이포토, 아이무비, 아이웍스(키노트, 페이지, 넘버) 등 애플 유료 프로그램들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은 오는 20일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싱가포르 등 9개국에 1차 출시할 예정인데, 중국이 처음 추가됐지만 한국은 이번에도 빠졌다. 한국은 아이폰5 때와 마찬가지로 12월경 나머지 국가들과 함께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새 아이폰부터 적용되는 새 운영체제인 iOS7 정식 버전은 오는 18일부터 아이폰4, 아이패드2, 아이팟터치 5세대 이상 모델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