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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토목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장승필(오른쪽에서 두 번째) 교수가 '국무총리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위원장에 선정됐다. 사진은 지난 2009년 12월 15일 서울 미근동 국민권익위 심의실에서 열린 건설산업 비전포럼-대한토목학회-대한건축학회의 업무 협약(MOU) 체결 당시 모습이다. 왼쪽부터 편종근 대한토목학회장,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장승필 건설산업비전포럼 대표, 손장열 대한건축학회 회장이다.
 대한토목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장승필(오른쪽에서 두 번째) 교수가 '국무총리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위원장에 선정됐다. 사진은 지난 2009년 12월 15일 서울 미근동 국민권익위 심의실에서 열린 건설산업 비전포럼-대한토목학회-대한건축학회의 업무 협약(MOU) 체결 당시 모습이다. 왼쪽부터 편종근 대한토목학회장,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장승필 건설산업비전포럼 대표, 손장열 대한건축학회 회장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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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진행될 사업이었으며, 누군가는 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시기를 조금 앞당겼을 뿐이다."

대한토목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장승필 교수가 2012년 4월 <일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고, 정부가 7개월 동안 공을 들여 출범시킨 '국무총리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의 위원장에 위 발언의 주인공, 장승필 교수가 임명됐다. 찬반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하겠다더니, 4대강 사업의 주역인 대한토목학회의 추천을 받아, 전임 학회장이었던 이를 위원장에 앉혔다. (참고로 대한토목학회의 차기 회장은 4대강사업추진본부장이었던 심명필 교수가 내정된 상태다.)

4대강 사업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고 그 실패와 한계를 철저히 조사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4대강 사업을 '누군가는 해야 했다'고 언론에 인터뷰하고, 22조 사업을 2년 만에 끝낸 것을 '조금 당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를 임명한 것이다.  그는 "토목인들이 정치에 진출해서 당당히 이해를 대변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스스로 골수 토목인이다.

그는 올 해 5월, 그가 대표를 맡았던 건설산업비전포럼이 역대 장관들과 토목 기업들 등을 초청해 벌인 대규모 기념식에서 4대강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했던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장관(2008.02~2011.05),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장관(2011.05~2013.03) 등과 함께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그의 족적은 원자력 발전 쪽에서도 발견되는데 후쿠시마 사고가 터진 2011년에는, 국내 원전안전총괄점검단장을 맡기도 했다. "국내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최악의 원전사고 시나리오를 가정해 지진 해일 등 6개 분야 27개 항목을 점검한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발표는 단장인 그가 직접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발표가 무색하게 원전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사고위험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4대강 사업 지지했던 사람이 4대강 조사평가위원장?

뿐만 아니라 위원들 상당수가 4대강 사업에 깊이 관련된 학회나 기관들로부터 추천받았다.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진수 교수는 현 한국농공학회장이고, 배덕효 세종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국수자원학회 이사다. 허유만 이사장은 4대강 사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농림부 산하의 기관장이다. 허 이사장은 새만금 간척에 따른 수질 예측치를 엉터리로 제출해 지금의 애물단지 새만금이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번에 구성된 위원회가 이명박 정부가 구상했던 '4대강 셀프검증계획'과 얼마나 다를지 의문이다. 4대강 사업이 부실과 부패투성이라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밝혀지고 국민들의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이명박 정부도 5개 학회(대한토목학회, 대한환경공학회, 한국농공학회 등)로부터 추천받은 학자들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었다. 이명박 정부의 위원회는 임기가 끝나면서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에 묻고 싶다.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태도와 의문을 가진 국민들을 배제한 채, 토목 개발 중심의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한 의도가 무엇인가.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평가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로 위원회를 재구성하길 바란다.

국무총리 산하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 위원 명단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장)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 
▲김범철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
▲김진수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 교수
▲박창언 신구대 토목공학과 교수 
▲배덕효 세종대 토목공학과 교수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이광열 동서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이종은 안동대 생명과학과 교수 
▲정구학 한국경제신문 부국장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최동호 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
▲최승담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교수
▲허유만 한국농촌연구원 이사장

덧붙이는 글 | 염형철 님은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입니다.



#4대강 사업#조사평가위원회#장성필#박근혜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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