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직한 스타일의 힐링 돌직구는 막연하고 어설픈 그 어떤 충고보다도 반갑다.
 정직한 스타일의 힐링 돌직구는 막연하고 어설픈 그 어떤 충고보다도 반갑다.
ⓒ 설앤컴퍼니

관련사진보기


아래 별점(5점 만점)은 지난 8월 23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애비뉴Q>의 관람을 토대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작품 호감지수 ★★★☆
뮤지컬 <애비뉴Q>와의 만남은 오랜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하듯, 짜릿하고 통쾌했다. 사실 2003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이후 무려 4번이나 연장 공연한 점과 더불어 토니상 시상식에서 <위키드>를 당당히 누르고 최고작품상과 극본상, 음악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동했지만, 이토록 강렬한 쾌감을 선사할 줄은 미처 몰랐다. 특히, 불편하지만 정직한 스타일의 힐링 돌직구는 막연하고 어설픈 그 어떤 충고보다도 반가웠다.

스토리와 캐릭터 공감지수 ★★★★☆
집값 싼 뉴욕의 가상 지역인 애비뉴Q를 무대로 별별 이웃들의 버라이어티한 삶을 그린 뮤지컬 <애비뉴Q>는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몇몇 특별한 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뮤지컬 <애비뉴Q>의 등장인물들은 체면이나 가식과는 거리가 먼 적나라한 표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켰다.
 뮤지컬 <애비뉴Q>의 등장인물들은 체면이나 가식과는 거리가 먼 적나라한 표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켰다.
ⓒ 설앤컴퍼니

관련사진보기


개성이 뚜렷하다 못해 발칙한 9개의 퍼펫들과 3명의 주인공은 우리들이 그렇듯이, 열심히 일해도 통장 잔고는 늘 바닥을 치기 일쑤인데다 목표만 정해지면 모든 열정을 불사를 준비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황모드는 끝도 없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주인공을 포함한 모든 캐릭터들은 고민의 늪에 빠져 우울해지는 길보다는 인정할 부분은 쿨하게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그럴듯한 말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포장하기보다는 체면이나 가식과는 거리가 먼 적나라한 표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

관객 반응지수 ★★★★
뮤지컬 <애비뉴Q>를 관람하는 동안 관객들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마음 놓고 즐기며, 대놓고 웃기에 뭣한(?) 장면에서조차 거침없이 큰소리로 웃었다. 특히, 통감(通感)과 동시에 폭소를 유발하는 대사와 행동은 객석을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뮤지컬 <애비뉴Q>를 관람하는 동안 관객들은 대놓고 웃기에 뭣한(?) 장면에서조차 거침없이 큰소리로 웃었다.
 뮤지컬 <애비뉴Q>를 관람하는 동안 관객들은 대놓고 웃기에 뭣한(?) 장면에서조차 거침없이 큰소리로 웃었다.
ⓒ 설앤컴퍼니

관련사진보기


이를테면, 누구의 인생이 더 한심한지 겨루며 "엿 같은 내 인생"을 외치는 장면이나 "인터넷은 야동용"이라며 야동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장면을 들 수 있다.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며 일상 속에서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며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관객들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한편, 기막힐 정도로 센스 넘치는 번역 자막은 관객과 무대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자막과 함께 제공된 몇몇 그림들은 민망할 수 있는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가면서 극이 지닌 고유의 맛을 유지하는데 일조했다.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면, 엄지를 치켜세우기에 부족함이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급(級)이 다른 이색적인 힐링으로도 손색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지선의 공연樂서, #뮤지컬 애비뉴Q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