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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국회를 나서며 당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이석기 의원 주먹 불끈 쥐고 "국정원 공화국에 맞서겠다"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국회를 나서며 당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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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58표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습니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을 선포하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결과를 예상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나섰다.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돌았다.

4일 오후, 본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 앞에 선 이 의원은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멈췄다, 유신시대로 회귀했다"며 "한국 정치는 실종되고 국정원의 정치가 시작됐다"고 입을 뗐다. 그는 "체포 동의안 처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여의도에서 죽어있음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결국 박근혜 왕국으로 가는 시작임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와 통합진보당은 우리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당당하고 힘차게 싸워나가겠다"며 "정의가, 진실이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 높였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으로써, 이 의원은 국회법상 불체포 특권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됐다. 일주일 내내 국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내란 음모 사건'이 국회 손을 떠나는 순간이다. 공을 넘겨받은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즉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200명 당원 앞에 선 이석기 "여왕 통치 예상되지만, 정의가 승리할 것"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국회를 나서며 당원들에게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당원들에게 하트 모양 그리는 이석기 의원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국회를 나서며 당원들에게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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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의원회관으로 들어서며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답례 인사하는 이석기 의원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의원회관으로 들어서며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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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바깥에는 진보당 당원 200여 명이 이석기 의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이 의원을 보자마자 "이석기"를 끝없이 외쳤다. 이 의원은 오른 손을 들어 화답했고, 두 손으로 하트를 그려보이기도 했다.

그는 "내가 내란 음모죄라는데, 국회의원이 왜 내란을 하냐"며 "이 나라가 너무 좋아 지리산 자락만 봐도 가슴 설렌다, 내 조국은 여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거짓이 진실을 이긴 역사는 없다, 걱정말라"며 "여왕 통치가 예상되지만 진실을 확신하며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 도와달라"고 말했다.

안동섭 진보당 사무총장은 국회 밖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앞으로 당원들은 더 많은 국민을 만나 진실이 뭔지 알려드릴 것"이라며 "내일부터 예상되는 법정 투쟁을 통해 진실이 뭔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무총장은 "당원들은 당을 지켜내는 마음을 모아 10억 원의 투쟁 기금을 모아달라"며 "그 힘으로, 박근혜 국정원 정권의 실체가 국민들 속에서 낱낱이 드러나는 싸움에, 선봉에 함께 나서자"고 호소했다. 

김재연 의원은 "다음 주면 이석기 의원과 나의 자격심사안이 발의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나와 김미희 의원에 대해서도 뒤를 밟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싸움은 이제부터다, 이제 모두 이석기가 되어서 싸우자"고 소리 높였다.

발언을 마친 후 이 의원은 당원들과 함께 의원회관을 향해 걸어갔다. 한때 감정이 벅차오르는 듯 뒤로 돌아 "동지들"이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기도 했고, 당원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당원들은 계속해서 "이석기"를 연호하고 박수를 치며 이 의원을 따라갔다.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의원회관으로 향하자, 당원들이 이 의원을 격려하며 뒤를 따르고 있다.
▲ 이석기 의원을 따른 통합진보당원들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의원회관으로 향하자, 당원들이 이 의원을 격려하며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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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민주당 장외투쟁 포기" - 민주당 "국정원 개혁"

체포동의안 처리 후 여야의 입장은 명확히 갈렸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 투쟁 포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체제 부정과 내란 음모라는 사상 초유 혐의에 대해 수사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공정하게 수사해 한 점 의혹 없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범죄 혐의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며 "체포동의안을 여야 합의해 통과시켰다는 의미도 크다, 민생 국회도 야당이 적극 협조하여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제 국회는 내란 음모 사건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원 개혁이라는 또 다른 국기문란사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실현해야 하는 정치적 절차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이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후 서울 시청광장으로 나가 '국정원 개혁 결의대회'를 열어 의지를 다졌다. 김한길 대표는 "새누리당은 이석기 사건을 빌미로 야권 전체를 매도하는 매카시즘 광풍을 불러일으키려 하지만 민주당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는 국정원을 전면적으로 개혁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체포동의안 처리로 '내란 음모 사건' 관련 국회 내 절차적 과정은 모두 마무리 됐지만, 이석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논의가 남아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오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석기·김재연 진보당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총선 당시 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문제와 관련해 자격심사안이 제출된 상태다. 이에 이석기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국회 내에서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중인 가운데,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중인 이정희 대표가 당직자들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표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회의장 못들어간 이정희, 스마트폰으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중인 가운데,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중인 이정희 대표가 당직자들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표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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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석기, #체포동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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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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