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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 주식회사〉
▲ 책겉그림 〈창조력 주식회사〉
ⓒ 아이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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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창조경영의 시대다. 기업이나 회사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던 시대는 지났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은 그 수만큼이나 다양해졌다. 예전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해졌다. 기업들도 조직 구성원의 다양한 생각들을 지혜롭게 이끌어가야만 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를 주도하는 게 SN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 대 점의 소통이 아니라 점 대 면의 소통 말이다. 개인의 이야기가 미디어보다도 더 많은 파급력을 갖게 된다. 사람들의 입소문과 평판을 기업들이 더 중요하게 다루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 고객 만족이 없이 외부고객 만족이 있을 수는 없다. 내부 직원들이 직업 환경과 처우 상황이 좋아야만 멋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톡톡 튀어나오게 돼 있다. 그것이 곧 외부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적인 요인이다.

송인혁의 <창조력 주식회사>는 삼성전자의 태생적인 조적 딜레마를 뛰어넘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사례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야말로 내부 직원들의 만족감을 극대화하여 회사를 위해 흥분된 자세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 셈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시간에 끌려다니기보다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 말이다.

"내가 회사라는 공간에서 온전히 수용되고, 인정받고, 그리고 가치 있는 존재로서 평가받는다면 즐겁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이런 점이 충족되는데도 회사가 싫고, 일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결국 회사에서 우리는 본연의 내적 굶주림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61쪽)

이 책에 나온 바대로 한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애착심은 돈과 승진의 제도에만 달려 있었던 게 아니다. 그보다는 내적 동기가 더 중요했다. 기업 내 창의적인 소통문화와 혁신에 대한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는 것 말이다. 이른바 기업 구성원에게 빵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장미까지도 제공하는 것 말이다. 경제적인 여유와 더불어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 주는 게 그것이다.

그를 위해 송인혁은 그 동안의 TED 경험과 그것이 담고 있는 연결의 정신을 삼성전자에 멍석으로 깐 것이다. 오죽 했으면 그가 TED로부터 TEDxSamsung 라이센스까지 취득했을까? 그걸 기초로 사내 커뮤니티를 촉발시켰고, 가입자 수가 100명을 돌파하자 2주마다 TED 이벤트를 개최했다고 한다.

과연 그가 개최한 TED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른바 조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인드 오프닝', '아바타 그리기', '이모션 태깅', '마은드스토밍', '마인드 쉐어링', 그리고 '플래시몹 프로젝트' 같은 것들이었다. 이 책에 줄줄이 등장한다.

일례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 로비에서 마이클잭슨의 곡 <Beat it>을 연주했다고 한다. 그 음악이 울러퍼지자 공연을 구경하던 관객 중 한 명이 모자를 쓴 책 관중 속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고, 곧이어 서너 사람이 함께 합류했고, 순식간에 100여명이 함께 했다고 한다. 철저히 기획된, 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정말로 흥겨운 연출인 셈이었다.

"마침내 삼성전자는 2012년을 기점으로 자유출근제에 이어 자유퇴근제를 도입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일주일에 40시간이라는 근무 시간 내에서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었다. 가장 보수적인 회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시도를 한 것을 보면서 놀라워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255쪽)

와우, 정말로 놀라운 혁신이다. 이런 회사가 있다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시무시한 제약이 뒤따를 것 같다. 직원들은 더 이상 시간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돼야 하는 것 말이다.

나도 교회라는 조직생활에 몸담고 있다. 출퇴근시간이야 정확히 따질 수 없다.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도 시간에 끌려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걸 말이다.


창조력 주식회사 - 세상을 바꾸는 혁신 게릴라들의 발칙한 반란

송인혁 지음, 아이앤유(inu)(2013)


태그:#〈창조력 주식회사〉, #송인혁,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스스로 결정, #잡스, 창의성, 혁신, 조직문화, 삼성전자,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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