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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에서 검증단은 ‘죽음의 보를 해체하고 4대강을 살려내라!’는 현수막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공주보에서 검증단은 ‘죽음의 보를 해체하고 4대강을 살려내라!’는 현수막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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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준공 1년 만에 강물은 '녹차라떼'로 변했다. 강물은 썩어 악취를 풍기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패작으로 거론되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지만, 국토부와 수자원, 환경부는 가는 곳곳마다 방해공작을 펼치며 감추기에 급급했다. 대운하 사업을 숨기고 추진된 4대강 사업의 대규모 준설은 1500년을 버티던 문화재마저 붕괴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검증단이 내린 진단이다.

지난 28일, 4대강사업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국민검증단을 꾸러 금강 현장에 다녀왔다.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측에는  단장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황평우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박용훈 사진작가,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황인철 팀장, 환경운동연합과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측에는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정민걸 운영위원(공주대 교수), 김성중 간사, 허재영 대전환경운동연합 대표(대전대 교수), 이경호 국장 등이 참석했다.

정당 측은 박수현 민주당 의원과 보좌관, 심상정 정의당, 김제남, 박원석, 정진후 의원과 문정은 부대표, 홍명길 홍보국장과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그리고 곽정철 대전시당 사무처장과 김미경 충남도당 사무처장 외에 20여 명의 정의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마리나요트 선착장엔 요트는 없고 녹조로 뒤덮여"

마리나요트 선착장엔 요트 대신에 녹조가 자리하고 있다.
 마리나요트 선착장엔 요트 대신에 녹조가 자리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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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으로 오전 9시, 일행은 세종보를 찾았다. 유압식 가동보가 설치된 이곳은 준공과 동시에 유압실린더에 토사가 쌓이면서 결함이 발생했었다. 연일 잠수부를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계속 문제가 발행하였다. 하지만 외관상으로는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관련 기사: 4대강 세종보 멈췄지만 고장은 아니라고? ).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세종보는 준공과 동시에 결함이 발생했었다. 세종보 인근인 세종시 첫 마을 아파트 입주민들은 세종보에서 발생하는 낙숫물 소리와 악취로 생활에 불편을 당한다고 집단 민원을 제기해놓았다"고 말했다. 또 "유압식 가동보가 큰 강에 설치된 사례가 없이, 시스템을 교체하는 지경까지 치달았다"고 비난했다.

박수현 의원은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16개보의 수문이 뒤틀리고 홍수 때 작동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자, 허재영 교수는 "보 하류 쪽에 침식이 되면서 구조물 자체가 재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창근 교수는 "보에 설치된 소수력 발전소는 언제부터인가 소자를 빼고 수력발전소로 간판을 달고 있다"며 "전력생산으로 얻어지는 수입보다도 이곳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전혀 경제성이 없는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제보에서 수심측정을 위해 보트를 띄웠는데 수문을 열면서 정상적인 측량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낙동강에서도 그러더니 금강에도 감출 게 많은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세종보(수자원) 직원들이 참석자들을 상대로 '어디서 왔느냐?, 명함을 달라"며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채증을 하자, 박 의원이 세종보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관리소장에게 부탁했지만 한마디로 거절당했다.

일행은 세종보에서 1km 상류 마리나요트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4대강 사업으로 4개의 마리나요트 선착장을 만들어 요트를 띄우는 청사진을 펼쳤던 곳이다. 하지만 준공 이후 선착장의 요트는 없고 물의 흐름이 정체된 이곳은 녹조만 유발하는 시설물로 변모해 있었다(관련 기사:거대한 녹조와 악취..."옛 금강이 그립다" ).

정민걸 교수는 "여울져서 흐르던 강물에 보가 생기면서 저수지가 되어 버렸다"며 "금빛 모래가 반짝이던 곳이 모래는 사라지고 뻘층이 쌓이면서 기포가 올라오는 시궁창으로 변했다"고 한탄했다. 양흥모 처장은 "4대강국민검증단이 공개적으로 온다고 해서 나름대로 청소를 하고 대비했는데 녹조가 떠 있고 악취가 풍길 정도라면 평상시 이곳의 수질은 알아서들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대규모 준설이 부른 대재앙 예견된 일이었다"

공산성 거대한 싱크홀이 발견된 곳에서 황평우 위원과 박창근, 허재영 교수가 원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공산성 거대한 싱크홀이 발견된 곳에서 황평우 위원과 박창근, 허재영 교수가 원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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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바깥쪽으로 벽이 부풀어 오르는 이른바 배불림 현상(10여 곳)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적 12호인 공주 공산성으로 이동했다. 금강 줄기와 인접한 이곳은 지반이 무너져 내려앉아 곳곳에 작은 웅덩이와 너비 7m, 깊이 2~3m, 폭 3~4m 정도의 거대한 싱크홀(sinkhall)도 보였다(관련 기사: 1500 된 산성..."4대강 사업으로 1년 만에 망가져").

황평우 전문위원은 "그동안 백제의 산성인 공산성이 1500년 동안 그 형태를 유치해 왔던 것은 압력의 균형이 유지돼 왔기 때문이라며 산성 안쪽에서 밀어내는 압력과 성 바깥쪽의 토압이 균형을 이뤘기 때문인데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대규모 준설로 외부 압력을 지탱해 주던 물질이 사라지면서 지반 침하 초래를 불러오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국 공산성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백제의 고도 공주시를 대표하는 공산성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막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며 몇 십 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반드시 재복원에 앞장설 것이며 인공시설물 철거 및 4대강 사업 인근에 있는 전국의 문화재 일제 조사를 문화재청에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제남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4대강 원인 규명을 위해 직접 나서 원인 규명을 위한 민간조사단이 요구하는 문제의 16개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웅포대교 "교각보호공 침하현상이 안정화 단계"라고요?

무너진 공산성의 성곽 일부를 복원했지만, 머리가 들어갈 정도로 큰 틈이 벌어져 있다.
 무너진 공산성의 성곽 일부를 복원했지만, 머리가 들어갈 정도로 큰 틈이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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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점심을 마친 후 공주보 관리사무실로 이동하여 수자원공사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심상정 의원은 공산성 문제와 보 세굴, 웅포대교 교각보호공 유실에 대해 따져 물었다.

답변에 나선 윤왕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은 "4대강 사업 이후 추가 준설은 없다"며 웅포대교와 관련 "금년 7월 우기대비 특별점검 결과 교각보호공 상부블록 일부가 침하(주저앉음 현상) 되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상안정화 과정에서 상부블록 일부가 침하되었으나 교각 기초 등 문제가 없으며, 구조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조사되어 일부 침하된 상부블록은 기초 상부에 사석으로 보강하는 보완 조치를 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수심측정을 위해 보트에 오른 검증단
 수심측정을 위해 보트에 오른 검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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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심상정 의원을 비롯해 박창근 교수는 "교각보호공이 가라앉았는데 안정화 단계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말장난 하지 마라"며 고성이 오갔다. 그러면서 "준설로 교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설계가 이루어지지 못한 부실시공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심 의원은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생태공원이 관리가 안 되면서 잡풀이 우거지고 시설물 관리도 안 되면서 우범지대로 변하고 무인공원으로 유령화 시설물로 변하면서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도 없는데 생태공원이 왜 필요하냐?"고 묻자, 윤 청장은 "도심에 일부 시설물은 이용객이 있다"고 답변했다(관련 기사: 아마존으로 변한 금강..."이건 국가번죄다" ).

일행은 공주보로 이동하여 검증단이 가져온 보트를 이용하여 수심측정을 했다. 그리고 '죽음의 보를 해체하고 4대강을 살려내라!'는 현수막을 들고 '죽음의 4대강 보의 수문을 개방하라', '4대강을 재 자연화 정책을 추진하라', '환경부는 수질 예보제를 폐지하라',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증과 조사를 실시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 비판

김제남 의원이 웅포대교 아래에서 수질을 시료 채취하고 있다.
 김제남 의원이 웅포대교 아래에서 수질을 시료 채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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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소인 부여 쪽 웅포대교로 이동했다. 이곳은 흡사 녹색페인트를 붙어 놓은 곳처럼 거대한 녹조 웅덩이로 변해 있었다. 수위도 만수위로 문제가 되고 있는 P8, P9, P10번 교각이 물속에 잠겨 현장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관련 기사: 무너진 금강...국토부 보강공사 1년짜리? ).

박창근 교수는 현장에 나와 있던 이명원 대전국토청 하천계획과 과장에게 "우리가 온다고 해서 물을 채워서 검증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과장은 "지난 24일 비가 온다고 해서 금강하굿둑에서 물을 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농어촌공사에 우리가 물을 빼달라고 해도 안 빼준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건너편 익산 쪽 인근에 산다는 한 낚시인은 "예전에는 넓은 모래사장으로 수심이 완만하여 어릴 적부터 수영하면서 조개와 물고기를 잡아 왔다"며 "한 달 전부터 녹조가 발생하여 하루 이틀에 한 번씩 수문을 여는데 어찌 된 것인지 3일 전에 수문을 열고는 지금까지 담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녹조가 얼마나 심한지 (언론) 제보라도 하려고 찍어 놓았다"며 핸드폰 사진을 보여줬다.

지난 13일 만났던 지역민은 "70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지만 이처럼 녹조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며 "농사를 지어서 자식들에게 주는데 썩은 강물로 농사를 계속해서 지어도 될지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관련 기사: 금강 30km 구간에 녹색페인트 뿌린 듯...'수문 열어라).


태그:#4대강 사업, #국민 검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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