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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 감사원장이 지난 6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양건 감사원장이 지난 6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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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4일 오후 8시 50분]

양건 감사원장이 지난 23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총 4년의 임기 가운데 1년 6개월가량이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사퇴다. 그의 사퇴를 놓고 최근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결과의 변화가 정권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라는 해석부터 청와대가 감사원 인사에 개입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양 원장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1년 5개월 동안 국민권익위원장을 역임하고, 2011년 3월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22대 감사원장 자리에 올랐다.

발표 때마다 다른 4대강 사업 감사... '정치감사' 비판 받아

양 원장은 최근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내 친이계 인사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사업인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결과 때문이다. 감사원이 발표한 총 세 차례 감사결과가 다르게 나오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춘 감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감사원은 지난 2011년 1월, 1차 감사결과 발표에서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비 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문화재조사 등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후 있었던 2차, 3차 감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정권 교체기였던 올해 1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부실한 설계에 따른 시설물 균열, 보의 안정성 문제와 수질악화 우려 등을 지적하며 "총체적으로 부실한 사업"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10일 3차 감사결과 발표에서는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사업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히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1차 발표의 경우 양 원장의 부임 전 있었지만 감사원의 태도변화는 정권교체와 맞물리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돼 있던 시기에 발표된 2차 감사결과는 '새 정권에 향한 감사원의 과잉충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통령인수위 참여 교수 임명 놓고 청와대와 마찰"

그러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 발표만으로 양 원장의 사퇴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정권 초기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보장을 약속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원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양 원장과 청와대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24일 논평에서 "사의의 배경으로 청와대가 공석중인 감사위원직에 대통령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던 모 교수를 앉히려 하자 이에 반발해오다 강한 압력에 결국 굴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며 "감사원은 4대 권력기관 중 하나로 그만큼 독립성이 중요하다. 우리는 석연치 않은 이번 사의 표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가 4대강 감사 결과를 두고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반발하자 부담을 느낀 게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 또한 대통령 인수위원이었던 제 사람을 심기 위한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며 "이는 명백한 감사원에 대한 정치개입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는 감사원장 사의 표명에 대해 명명백백히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24일 조간보도에서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양 원장이 전격 사퇴한 것은 4대강 감사 결과 처리와 감사원 내부 인사 등을 두고 청와대와 계속 마찰을 빚은 게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청와대는 작년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던 장훈 중앙대 교수를 후임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는 뜻을 양 원장에게 전했지만, 양 원장은 정치권 출신 인사가 독립기관인 감사원의 감사위원으로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고 여권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한편, 청와대는 24일 양 원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감사원, #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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