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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군사·외교 기밀을 폭로한 혐의로 군사법정에 선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군사법원의 데니스 린드 판사는 21일(한국시각) 열린 군사법정에서 매닝에게 징역 35년형을 선고하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유죄 평결을 받고 군 검찰로부터 징역 60년형을 구형받았던 매닝은 최소 3분의 1 이상을 복역하기 전까지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으며 불명예제대, 이병으로의 계급 강등, 봉급 일부 몰수 등도 함께 선고받았다.

매닝은 판결문을 경청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을 지켜보던 매닝의 친척은 울음을 터뜨렸고, 법정 밖에 모여있던 매닝 지지자들은 "당신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외쳤다.

이적 혐의 벗었지만... 간첩법 적용된 최고 형량

매닝은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복무하면서 약 70만 건에 이르는 미군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자료와 동영상, 외교 기밀문서 등 빼내 폭로한 혐의로 기소됐다.

매닝은 미국 유력 언론에 자료를 넘겼으나 보도가 불발되자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고, 엄청난 국제적 파문을 일으키며 매닝을 놓고 정의로운 내부 고발자라는 지지와 반역자라는 비난 여론이 치열하게 맞섰다.

매닝이 넘긴 자료에는 미군이 아파치 헬기를 타고 민간인을 향해 발포하는 동영상도 포함되어 있었고, 미국 수사당국은 2010년 매닝을 체포해 22가지 혐의로 기소해 3년이 지나서야 재판을 시작했다. 

매닝은 재판 과정에서 기밀 유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재판부는 매닝의 최대 형량을 징역 136년에서 90년으로 하향 조정한 후 선고를 내렸다.

매닝은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받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피했으나 간첩법, 절도 등 20개가 넘는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매닝이 선고받은 35년형은 지난 1991년 앨버트 솜벌리가 요르단 정보 요원에게 미국의 이라크 전쟁 정보를 넘긴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은 이후 간첩법이 적용된 최고 형량이다.

국제사면위원회는 "매닝의 행동은 전쟁에 대한 의미있는 토론을 촉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닝의 사면을 청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래들리 매닝#위키리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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