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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꽃 고구마 꽃
고구마 꽃고구마 꽃 ⓒ 정도길

올 여름처럼 더위가 이렇게 오랫동안 계속된 적은 드문 것 같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상청 자료를 보더라도, 매년 8월 초순에는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특히, 거제도지역은 8월 초순 경 비가 내릴 경우, 첫 주말을 전후로 모든 피서객이 떠나가고 없는 실정이다. 여름 한철 장사도 이로써 끝나는 시기.

그런데 올해는 7월은 물론, 8월 초순을 넘어 중순경까지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평소 볼 수 없었던 꽃을 봤다. 17일, 따가운 땡볕을 맨 얼굴로 맞이하며 걷다 고구마 줄기에서 꽃이 핀 것을 보았다. 꼭 나팔꽃 같은 모양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고구마 꽃
고구마 꽃 ⓒ 정도길

고구마 꽃 꼭 나팔 꽃을 닮은 고구마 꽃.
고구마 꽃꼭 나팔 꽃을 닮은 고구마 꽃. ⓒ 정도길

고구마 꽃 고구마 꽃
고구마 꽃고구마 꽃 ⓒ 정도길

고구마 꽃 고구마 꽃
고구마 꽃고구마 꽃 ⓒ 정도길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고구마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직접 보는 것도 처음. 1970년대 어릴 적, 집에서 1000여 평의 밭에 고구마를 경작했지만, 기억이 안 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고구마 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고구마는 원산지가 중·남아메리카로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은 곳에서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이번에 꽃을 피운 고구마도 그동안 계속되는 많은 일조량과 높은 기온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옆쪽 밭에 심겨진 고구마는 꽃을 피우지 않은 것을 보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궁금할 뿐이다. 고구마가 꽃을 피웠다는 말을 전하니 동료들도 한 마디 건넨다.

"난이 꽃을 피울 때는 물을 많이 주지 않고 힘든 시기를 거쳐야만 한다고 들었습니다. 고구마 꽃도 아마 긴 가뭄으로 인해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고구마 꽃
고구마 꽃 ⓒ 정도길

 고구마 꽃
고구마 꽃 ⓒ 정도길

 고구마 꽃
고구마 꽃 ⓒ 정도길

고구마 꽃 춘원 이광수는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꽃’이라며 회고록에 적었다고 한다. 그만큼 고구마 꽃을 보기 어렵다는 뜻이리라.
고구마 꽃춘원 이광수는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꽃’이라며 회고록에 적었다고 한다. 그만큼 고구마 꽃을 보기 어렵다는 뜻이리라. ⓒ 정도길

 고구마 꽃
고구마 꽃 ⓒ 정도길

그럴싸한 말이지만 과학적인 설명인지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고구마 꽃말은 '행운'이라고 한다. 어느 누가 지은 이름인지는 몰라도, '그만큼 보기 어려운 것을 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뜻일 게다.

춘원 이광수는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꽃'이라며 회고록에 적었다고 한다. 그만큼 고구마 꽃을 보기 어렵다는 뜻이리라. 춘원은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고구마 꽃이라 했지만, 나는 백년은 아니더라도, 그 반을 넘기고 조금 더 넘긴 해 보는 행운을 얻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올 여름이 다 가기 전, 내게 행운이 찾아올지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 거제지역신문인 <거제타임즈>와 블로그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에도 싣습니다.



#고구마 꽃#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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