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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8일 오후 5시 50분]
'3자회담' 여지 남긴 민주, 답 없는 청와대

청와대의 5자회담 제안을 거부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광장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전병헌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에 대해 대통령이 사흘 만에 다자회담 제안으로 답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일대일 단독회담 개최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청와대의 5자회담 제안을 거부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광장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전병헌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에 대해 대통령이 사흘 만에 다자회담 제안으로 답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일대일 단독회담 개최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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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새누리당의 '3자 회담' 재제안 움직임에 수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가 정식으로 3자 회담을 제안한다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회담 참석수를 놓고 벌이던 기싸움의 공이 온전히 청와대로 넘어간 셈이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 만나, "(3자 회담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청와대가 정식으로 제안해 온다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은 변함 없는 상태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 시절일 때 자신이 야당 대표로서 생각한 위상과 지금 박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하는 제1야당 대표 위상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는 게 김한길 대표의 생각"이라며 "(우리 입장은) 단독회담에 빨리 응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재정 대변인도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단독회담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3자, 5자 회담 제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의견 조율 실패에서 나온 일종의 불협화음이다, 핑퐁 게임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황우여 대표가 오늘 오전 회의에서 '국회 일을 대통령과 담판하는 것은 문제'라며 황급히 바꾼 것만 봐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얼마나 갈팡질팡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지난 2005년 9월 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담을 위해 마주 앉았다.
▲ 마주앉은 노-박 지난 2005년 9월 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담을 위해 마주 앉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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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민주당은 지난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간의 단독회담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야당일 땐 영수회담(단독회담)을 요구하고, 여당이 되자 이를 '의회주의에 역행한다'고 입장을 뒤바꿨다는 비판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9월 박근혜 당시 대표를 만나 '대연정' 및 민생경제 등에 대해 논의했고 회담 형식을 모두 한나라당에게 일임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2월에도 강재섭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 부동산대책 및 등록금 인하 협력 ▲ 사학법 처리 ▲ 한미FTA 체결 ▲ 대선 관련 제도 개선 ▲ 민생경제 협력 등 총 5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김한길 대표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양자회담(단독회담)은 민주주의 역행" 발언에 대해 "어느 나라 계산법이냐"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단둘이 영수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민주주의 순행이고 박근혜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나니깐 제1야당 대표와 양자회담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 역행인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원칙주의자'로 일컬어지는 점을 거론하며 "야당 대표 시절의 원칙이 다르고 대통령 되고 나니깐 180도 다른, 그때 그때 다른 원칙에 대해서 국민들은 '뭐 이런 원칙이 있나, 말도 안 되는 원칙이다'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조건 없는 영수회담'을 제의했고 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단독회담을 꺼리는 이유가 과거 자신들의 모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2005년 영수회담 뒤 한나라당은 '거리정치'를 더 강화한 전력이 있다"고도 꼬집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현재 새누리당의 3자 회담 재제안 움직임에 가타부타 답이 없는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 회담과) 관련한 것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신: 8일 오전 11시 35분]
새누리 일각, 3자회담 재제안 주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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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수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진 청와대 회담에 대해 새누리당 일각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가 참석하는 3자 회담을 다시 제안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이 청와대가 제안한 5자 회담(대통령, 여야 당대표, 여야 원내대표)을 거부하며 단독회담을 역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민주당의 단독회담 제안을 3자 회담으로 수정해 제안한 바 있다.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안이 불발됐지만,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을 둘러싼 현재의 정국 난맥상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의 만남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셈이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쏠리고 새누리당이 배제된 단독회담보다는 민주당이 '긍정적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는 3자 회담이 더욱 실효성이 높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5자 회담 좋지만 막힌 정국 풀려면 3자 회담이라도 해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 당으로 해결할 문제라면 정당 간에 해결해야지 대통령에게 담판을 요구할 일이 아니다"며 "원내 문제가 포함됐다면 5자 회동을, 아니면 민주당이 그동안 정례화하자고 줄기차게 주장해온 3자회담을 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의 단독회담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그는 "권위주의 시대면 몰라도 엄연히 민주주의가 확립된 이 때에, 삼권분립 원칙에 비춰보더라도 국회의 일을 대통령과 담판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단독회담은)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이던 시절에 하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정당 간 해결할 일에 대해 대통령에게 담판을 요구하는 건 의회민주주의와 3권 분립, 정당 발전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단독회담으로 대통령과 만나 무엇을 하려는지 사전에 성격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최고위원들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의제와 관계 없이 3자 회담을 수정 제안하자고 주장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3자 회담 제안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적이 있는데 청와대의 5자 회담에 거부해 정국을 풀 실마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3자 회담 재제안 주장을 폈다.

그는 "(청와대의) 5자 회담이 좋겠지만 문제를 푸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대로 3자 회동으로 막힌 정국을 풀 것을 요청한다, 민생을 위해서는 기싸움보다 정국 정상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당초 황 대표의 3자 회담 제안에 대해 (국정원 국정조사 문제는) 국회에서 풀어야 할 문제이고 시점상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지만 야당의 단독회담이나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안을 봐서는 결국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만나는 것은 합의된 부분"이라며 심 최고위원의 제안에 동의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볼 때는 (회담 형식에 대한 논쟁은) 기싸움이고 짜증나는 현상"이라며 "정치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는 것이라면 이제 이 짜증나는 정쟁을 그만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당이 좀 더 큰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힘드시겠지만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대변인이 (민주당의) 천막에 가서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주고 청와대와 조정을 통해 정치력을 발휘해야겠다"면서 "3자 회담은 야당에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물꼬를 트는 모습을 여당이 먼저 보여주는, 희망을 주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바깥에서도 참석자 수 등 형식 논란을 떠나 빠른 시일 내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민주당의 5자 회담 거부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정국 타개를 위해 우선 대화를 갖는 게 중요하다, '양보'라는 표현은 야당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형식을 떠나 빠른 시일내에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국정조사 정상화, 민주당 장외투쟁 명분 잃었다"

한편,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 철회도 거듭 촉구했다.

황우여 대표는 "장외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의회 밖 거리에서 의원이 정치활동을 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면서 "의회주의에 반할 뿐 아니라 국회 선진화법으로 집권여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일이 없어졌는데도 거리에 나가는 건 여야 모두 심각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면 입법을 통해서라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정원 국정조사 정상화 합의 내용을 거론하며 "이제 야당은 장외투쟁 명분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천막을 하루 속히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광장을 시민들께 돌려드리고 8월 국회를 열어 민생을 논의할 때다, 결산을 비롯해 국회가 챙겨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오늘부터 야당과 이를 위해 접촉을 시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최고위원도 "국정조사와 관련 증인 채택 문제가 정리되고 정상화되고 있다, 이제 민주당은 더 이상 천막에 머물 명분도 없고 실리는 더 없다"면서 "자칫 (청와대가) 단독회담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장외투쟁하는 것으로 비칠 것이다, 산적한 민생현안을 위해 장내로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은 지난 5월 말 이래 국정원 국정조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 등에 대해 민주당에게 거듭 양보해 왔다, 이렇게 양보하는 것이 우리 정치에 더 넉넉한 길을 만들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도 장외투쟁을 접고 한 걸음 물러서서 한 걸음 나아가는 정치를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그:#국정원 국정조사, #황우여, #영수회담, #박근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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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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