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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중부지방에 첫 장맛비가 내렸다. 장마가 시작된 지 오늘(23일·화)로서 37일째다. 특히 올해는 장맛비의 지역적인 편차가 뚜렷해 '반쪽장마'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이번 달(22일까지) 비가 오지 않은 날이 4일에 불과했을 정도로 중부지방에서는 지루한 장맛비가 계속됐다. 장마가 시작되고 나면 한 달 남짓인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장마기간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올 장마는 언제쯤 끝나는 걸까.

 좁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등 최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자주 내렸다.
 좁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등 최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자주 내렸다.
ⓒ 정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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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고기압이 대기 상층까지 장악해야 장마 '끝'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예보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해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면서 장마가 끝날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장마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개 장마전선의 소멸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상층까지 강하게 발달하면서 한반도 주변 대기를 장악한 다음 만주 지방까지 힘껏 밀고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최근 5㎞ 대기 상공에 분리저기압이 형성됐는데 이것이 대개 10일 정도 효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북태평양고기압의 높이가 상층까지 크게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사이 장마전선은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겠다. 때문에 8월 2일 전후로 올 장마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지만 한반도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오는 25일(목) 이후 장마전선의 남하하는 정도가 매우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덧붙였다.

케이웨더는 23일 "한반도 주변 대기를 살펴보면 현재 상층에서는 북서쪽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장마전선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며 "23일(화)부터 24일(수) 오후 사이 장마전선이 또 활성화되면서 특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는 최고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한편 경기도와 강원도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된 상태다. 산사태, 주택 및 도로 침수, 축대 붕괴 등 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케이웨더 주간예보에 따르면 24일(수) 비가 그치고 나면 중부지방은 당분간 비 소식이 없겠다. 25일(목)은 전국에 구름만 많이 끼는 날씨가 예상되는 가운데 26일과 27일은 주로 전남·경남·제주에, 28일(일)은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번 주 예상되는 장마전선 개념도
 이번 주 예상되는 장마전선 개념도
ⓒ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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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록은 1980년 '45일'... 평균 장마기간 31~32일

우리나라 여름철 장마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고기압이나 대륙성고기압의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두 기단 사이에서 전선(=불연속면)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장마전선'이다. 장마전선이 한반도 주변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우리나라에 장맛비를 뿌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최근 30년간(1981~2010년) 평균 장마기간은 31~32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부터 장마가 시작돼 중부지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중부지방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평균 장마의 시작과 종료일은 제주도 6월 19~20일, 7월 20~21일. 남부지방은 6월 23일쯤 장마가 시작돼 7월 23~24일쯤 끝난다. 중부지방은 이보다 늦은 6월 24~25일, 7월 24~25일이다.

이번 주말까지 남부지방에 장맛비 소식이 예고되면서 장마 최장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는 8월 1일 장마가 끝나면 타이기록이 되며, 8월 2일 장마가 끝나면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된다.

전국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던 장마는 중부지방의 1974년과 1980년으로 45일(중부지방)간 이어졌다. 이후 장마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 2008년 40일을 기록하며 2000년대에서는 가장 길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패턴이 장마 이후에도 많은 비가 내리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해 지난 2009년부터 기상청은 장마의 시작과 종료 예보를 하지 않는다. 대신 주간예보와 단기예보를 통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인한 강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장맛비#장마전선#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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