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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 언론에서 4대 권력기관 고위직 10명중 4명이 영남출신이라고 하는 기사를 보았다. 국세청의 경우 본청 및 6개 지방청의 국장급 이상 고위직 36명의 출신지역을 분석한 결과 TK 14명, 부산 경남 4명 등 영남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영남중에서도 TK 쏠림현상이 심했다.

그것이 비단 4대 권력기관만의 문제이겠는가? 다른 정부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에 까지 이런 역사퇴행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특정지역이 지배하는 반쪽 공화국으로 다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그들만의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국민들은 과거 영남공화국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게 보고 있으며, 시중에는 '신영남공화국'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이다.

최근 수도권에 있는 호남사람들이 고향을 숨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과거 수십년 동안 지속되었던 지역 소외와 차별이 김대중 정부에서 완화되는가 싶더니 이명박 정부 이후 다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미래에는 두 개의 길이 있다. 나쁜 길은 기회가 소수에 집중되고 특정지역에서만 용이 나는 세상이라고 한다면, 좋은 길은 학교에서 직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능력을 발휘할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개천에서 용이 나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다. 정의란 바로 공평함의 문제인 것이며 정파나 이념이나 지역을 떠나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는 가치이다. 호남인들의 바람은 소외 차별을 넘어 공정한 사회일 것이다. 인생의 성공이 개인의 노력보다 고향, 연줄에 좌우된다면 과연 이런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래가지고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사회정의를 논하고 국민화합과 통합을 얘기할 수 있는가? 대선 때 국민통합하겠다고 민주당 출신의 사람들까지 데려가면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은 선거용이었단 말인가.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분노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인가? 권력으로 일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공정하지 못한 차별화는 사회불안 요소로 자랄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신뢰와 믿음을 진정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당장 바로 잡아주기 바란다.

이런 호남인들의 눈물을 보면서 호남을 대변한다고 하는 민주당은 뭐하고 있나? 지역정당으로 몰리는 것이 두려워 할 얘기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것보다 중요한 삶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해야 할 얘기를 못하고 분노해야 할 작금의 현실을 외면하기 때문에 지지층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것은 아닌지 민주당은 되돌아 볼 때이다.

나는 '뉴민주당플랜'에서 기회의 균등과 정의로운 사회를 한국사회의 가장 중심적인 가치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정치도 이런 가치를 핵심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어떤 정치세력도 지역 소외와 차별을 외면하고 공평한 사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무시하면 미래는 없다.

덧붙이는 글 | 김효석 기자는 전 민주당 원내대표입니다.



#박근혜정부#김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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