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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은 말로만 국정원 개혁을 외치면서 여야 간에 말만 주고받지 말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국내정치파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은 말로만 국정원 개혁을 외치면서 여야 간에 말만 주고받지 말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국내정치파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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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이유에 대해) 국정원장이 뭐라고 했나.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서 공개했다고 했다. 그런데 음지에서 일하는 국정원에 무슨 명예가 있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3일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선거개입 의혹 및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관련 논란 등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은 말로만 국정원 개혁을 외치면서 여야 간에 말만 주고받지 말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국내 정치파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지난 달 26일 김무성 의원의 '돌발 발언' 이후 처음 열린 회의였다. 당시 김 의원은 국정원의 회의록 일방적 공개 등을 비판하는 남경필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며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그 대화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의 '권영세 주중대사 녹취록' 폭로와 함께, 새누리당의 '대선 전 회의록 입수' 의혹으로 번졌고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 유출자 색출 작업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였다.

당시 후폭풍에 휩싸였던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침묵'을 지켰다. 김무성 의원은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삼갔고 남경필 의원은 중간에 자리를 떴다. 유출자 색출작업 해프닝에 연루됐던 이혜훈 최고위원,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서병수 의원 역시 침묵을 지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다시 한 번 민감한 국정원 문제를 끄집어낸 셈이었다.

"때만 되면 선거판 기웃거리다 감옥 가거나 구설수 휘말려"

이재오 의원은 "정보기관이 지난 30년 간 이 나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가 일어나고 한 달만에 중앙정보부가 창설됐는데 그때 정부는 먹고 사는 게 급해서 개발독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정보부가) 18년 간 지속되고 전두환·노태우 정부 때도 안기부가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 들어선 뒤에는 국정원이 편해졌나"라며 "김영삼정부 때는 권영해 안기부장, 김대중정부 때는 신건 국정원장이 감옥에 갔고, 노무현정부 때는 김만복, 이명박정부 때는 원세훈, 지금은 남재준 국정원장이 들어서자마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하고 소득 2만 달러가 넘는 국제시대에 우리나라와 FTA를 맺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정보, 통일을 대비한 한반도 주변국의 정보 등을 수집하는 국제 정보의 최고기관이 돼야 한다"면서 "그런 것은 뒷전으로 하는지, 북한의 김정은 들어서기 전에 사진 한 장 확보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또 "때만 되면 국내 정치와 선거판에 기웃거리다가 한 정권이 끝나면 감옥에 가거나 구설수에 오른다"며 "이 정도 정보기관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시기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에서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 정부 각 기관에 국정원이 들락날락하는 것, 쓸데없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나라 발전에 뭐가 필요하느냐"고도 비판했다.

국정원 개혁에 있어 새누리당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에 적어도 국정원이 갖고 있는 국내 정치파트는 해체해야 한다, 야당이 (국정원 개혁을) 주장할 게 아니라 집권여당이 이번 기회에 국정원의 국내정치파트는 해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서 던져놓고 이 난리 친 국정원, 그냥 넘어가면 안 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우리가 지난 중앙정보부 때 잡혀가서 (듣는) 제일 기분 나쁜 말이'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말이었다"며 "그 사람들은 음지에서 민주주의를 조진 것이다, 음지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해놓고 양지를 지향하는 건 독재"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원이) 정치판에 불쑥 문서를 던져놓고 이 난리를 친다"면서 "국가기록원의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개인적 생각이 있었지만 '강제적 당론'이라 하니, 해당행위를 할 수 없어 찬성했지만 이 (사태의) 근원이 다 국정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여야가 전날(2일) 본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등 관련 자료 일체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서를 '강제적 당론' 투표로 통과시킨 것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이 의원은 "그 사람(남재준 국정원장) 가만히 있었으면 오늘날 이 정쟁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개월 만에 정쟁에 휩쓸리게 한 것"이라며 "이걸 알고도 집권여당이 그냥 넘어가면 시대적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국정원 국내 정치파트를 과감하게 해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얼굴의 땀을 닦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얼굴의 땀을 닦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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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자료 제출 요구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한 것은 진위·왜곡 논란과 심각한 국론 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여야 합의와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 어렵게 통과된 요구안인 만큼 공개 및 열람은 논쟁의 확산이 아니라 확실한 종식이 되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몽준 "국정원에 개혁 맡기면 안 돼, 국회서 개혁위 꾸리자"

한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정원) 개혁 작업이 있었지만 그 작업은 국정원 자체에 맡겨져 왔었다"며 "국회에 초당적인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제대로 된 국정원 개혁작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조용히 활동해야 할 국정원이 공개적인 정쟁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정조사로) 국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해 제대로 된 정보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 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또 "(개혁 작업을 통해) 국정원이 다시는 정치적 추문에 휩싸이는 일이 없도록 하고 국가 안보의 중추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전념토록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 변모하고 있는 한반도 안보정세로 보아 이는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태그:#이재오, #국정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NLL,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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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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